“여자담배 꼴보기 싫단거죠?” 복지부 거리광고 발끈

입력 2015-10-05 16:02
메갈리안 회원이 올린 여성흡연자 대상 인증 이벤트 광고판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메갈리안 회원이 올린 여성흡연자 대상 인증 이벤트 광고판 사진. 인터넷 커뮤니티 캡처
보건복지부 산하기관이 여성흡연자를 대상으로 하는 거리 광고판으로 뭇매를 맞고 있다. 일부 여성 네티즌들이 “여성만 금연 대상이냐” “성차별 아니냐”며 발끈했다. 그러나 기관은 “여성 흡연자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적다는 점을 감안해 나온 캠페인일뿐”이라고 해명했다.

한 네티즌은 5일 여성혐오 반대 커뮤니티 ‘메갈리안’에 5일 서울 신촌역 앞에서 촬영했다며 사진 2장을 올렸다. 상점 앞에 놓인 금연 캠페인 광고판이었다. 복지부 산하 기관인 건강증진개발원 국가금연지원센터에서 제작한 것이다.

광고판은 금연 의지를 담아 검지와 중지를 밴드로 묶은 모습을 촬영해 SNS에 인증샷을 올려달라는 이벤트를 소개했다.

그러나 사진을 올린 네티즌은 ‘여성금연 인증샷 이벤트’라고 적힌 것을 문제 삼았다.

또 ‘흡연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흡연이 매력을 더해준다?’는 담배와 관련한 속설을 비키니를 입고, 하이힐은 신은 여성의 모습과 결부해 설명한 점도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이 네티즌은 “여성금연캠페인을 아주 버젓이 한다”며 “왜 여성만 금연해야하는가. 여성은 애 낳는 기계이기 때문에 그런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곳의 여성 회원들도 광고가 부적절하다고 동조했다. “길거리에 남자흡연자들이 더 많은데 왜 여성을 타깃으로만 이벤트를 하냐” “여자는 절대 피우지 말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광고에 들어가 있는 것 아니냐” “결국 여자가 담배피우는 것 꼴 보기 싫다는 거 아니냐” 등의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국가금연지원센터는 남성 흡연자에 비해 관심과 지원이 덜한 청소년, 여성을 대상으로 금연을 집중적으로 홍보하면서 나온 광고일 뿐 이라고 해명했다.

한 관계자는 “금연홍보캠페인은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올해 담배가격 인상을 계기로 그 어느 해보다 금연에 대한 관심과 의지가 높아졌지만, 여성흡연은 전체 성인흡연비율에 비해 낮아서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고 있다. 그래서 흡연예방에 있어 중요한 청소년과 여성 대상 캠페인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성 흡연은 임신 등, 남성의 흡연과는 다른 건강상의 문제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 심각성을 알리고 청소년,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금연지원서비스를 소개하는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도 덧붙였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