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 연 6.9%로 하향

입력 2015-10-05 16:27
유튜브 캡처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연 7.1%에서 연 6.9%로 하향조정한다고 5일 밝혔다.

중국의 2016년과 2017년 성장률 전망치는 연 6.7%와 연 6.5%로 종전의 연 7.0%와 연 6.9%에서 각각 0.3% 포인트와 0.4% 포인트 낮춘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이날 발표한 동아시아·태평양 경제 현황 자료에서 중국의 성장세 둔화가 서서히 진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 근거로는 중국의 공공 채무비율이 낮고 비은행권 저축 제한 규제가 있으며 금융시스템에서 국가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등 충격 완충 정책과 수단을 충분히 갖춘 점 등을 들었다.

세계은행은 또 올해와 내년의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을 각각 연 2.5%와 연 3.0%로 0.4%포인트와 0.2%포인트씩 낮췄다. 2017년 성장률은 0.1%포인트 낮춰 3.1%로 제시했다.

세계은행은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 개도국의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연 6.5%와 연 6.4%로 각각 종전의 연 6.7%에서 0.2%포인트와 0.3%포인트 내렸다.

또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동아시아 개도국 성장률은 연 4.6%로 작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5.1%와 5.4%에서 4.6%와 4.9%로 각각 0.5%포인트씩 낮췄다.

세계은행은 고소득 국가의 경기 회복이 점진적인 가운데 세계 교역 증가율이 금융위기 이래 최저 수준에 머물고 있고 개도국 중 특히 자원수출국의 경기 둔화가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의 성장률이 더 둔화한다면 그 여파가 동아시아의 다른 나라에까지 확대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특히 중국과 교역과 투자, 관광 등에서 관련을 맺은 국가가 가장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개별 국가별 성장률 전망치를 보면 말레이시아의 올해 전망치는 연 4.7%로 변동이 없었지만, 내년 전망치는 연 5.0%에서 연 4.7%로 수정했다.

인도네시아는 올해와 내년 각각 연 4.7%, 연 5.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종전 전망치 연 5.2%와 연 5.5%에서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태국 성장률 전망도 올해와 내년 각각 연 2.5%와 연 2.0%로 조정됐다. 이는 종전의 연 3.5%와 연 4.0%보다 상당히 낮아진 것이다.

필리핀도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와 내년 각각 연 5.8%와 연 6.4%로 종전의 각각 연 6.5%에서 하향했다.

반면, 베트남 성장률 전망치는 연 6.2%와 연 6.3%로 종전보다 0.2%포인트, 0.1%포인트 올렸다.

이번 보고서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조만간 이뤄질 것이란 가정을 토대로 작성됐다.

세계은행은 시장이 미국의 긴축에 민감한 반응을 보일 위험이 있고, 이 때문에 각국의 통화가치가 절하되고 채권 스프레드가 확대돼 자본 유입이 감소하고 유동성이 축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이런 상황에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두 가지 과제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대외 취약성을 해소하고자 거시 경제를 건전하게 운영해야 하고, 민간 투자를 진작하는 데 초점을 맞춰 좀 더 심층적인 구조개혁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계은행의 악셀 반 트로센버그 동아시아·태평양 지역 부총재는 “동아시아·태평양 개발도상국은 앞으로 구조개혁에 총력을 기울여 지속가능하고 장기적이며 포용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개혁을 달성하려면 금융, 고용, 제품 시장의 규제를 개선하고 투명성을 강화하며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