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덕영 장로 칼럼] 뱀같이 슬기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게

입력 2015-10-06 09:09

‘뱀같이 슬기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하라’는 성경 말씀을 이해하는 데에 참으로 오랜 시간이 걸렸다. 뱀은 사탄을 뜻하는데 어떻게 뱀을 높이며 슬기롭다고 말씀하실까? 신앙생활을 하면서 오랫동안 궁금해 했던 구절이다. 그리고 ‘과연 사탄이 슬기로울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 말씀은 중동 지방에서 널리 민간에 전해 내려오는 속담 중 하나였다. 그래서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예화를 드신 거라고 생각한다.

오랫동안 많은 사람을 만나고 겪어 보았다. 뱀같이 지혜로운 사람도 많이 만나 보았다. 그러나 그 심중에는 비둘기의 순결함이 없는 악한 사람이 많았다. 순결하기보다는 지혜로우면서 간교한 사람을 많이 본 것 같다.

‘광명의 천사로 나타나는 사탄의 모습을 경계하라’는 말씀도 이제는 이해가 된다. 보기에는 정말 착한 하나님의 사람 같은데, 오히려 큰 피해를 주는 사람도 상대해 보았다. 사도 바울은 특히 교회 안 지도층에서 미혹하는 사탄의 모습을 발견하고 경계하라고 말씀하신다. 교회 내에서, 그리고 세상에서 영적 분별력이 없으면 미혹되기가 쉽다. 하나님께 영적 분별력을 주시기를 간구해야겠다.

오랫동안 회사를 경영하면서, 겉은 상당히 무뚝뚝하고 겁이 나는데 마음은 아주 따뜻한 사람도 만나 보았다. 비둘기같이 순결한 사람이다. 영업을 하다 보면 다양한 사람을 많이 접하게 된다. 겉은 부드러우나 속마음이 간악한 사람, 겉은 거친데 속이 따뜻한 사람. 사람은 절대로 외모로만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으면서 이 구절에 대한 이해를 하게 되었다.

순수한 마음만 가지고 열정적으로 전도하는 많은 성도들을 만나 보았다. 길거리에서나 직장에서나 그들은 마음만 앞서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미움 받는 존재가 되어버리기도 한다.

얼마 전 강남구의 유나이티드문화재단 앞에서 노상 음악회를 열어 보았다. 많은 경비를 들여 좋은 음악가들을 섭외하고 좋은 취지에서 많은 일손을 동원했는데, 돌아온 것은 주변 상가 주민들의 항의와 반발이었다. 큰 소음과 교통 방해로 비난을 받으면서, 더 지혜로운 방법도 있었는데 미숙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반성을 했다.

어떤 사람은 ‘비록 사람들은 비난해도 하나님은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위로를 했다. 그러나 꼭 그럴까? 좀 더 지혜롭게 하는 방법은 없었을까? 우리가 전도를 할 때 열정과 믿음만 가지고 한다고 해서 그것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지하철에서, 서울역에서 큰 소리로 전도하는 분들과 내가 무엇이 달랐을까 생각해 본다. 좀 더 뱀같이 슬기롭게 하는 방법을 왜 생각해 내지 못했을까? 순결한 마음만 가지고는 세상을 이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같이 해 본다.

사탄의 제자들은 거짓을 아주 자애롭고 평화롭게 포장하고는 박수를 받으면서 자신의 뜻을 성취하는데, 나는 진리를 가지고도 박수를 받지 못한다면 그것 또한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종교의 지도자는 예수님이 구원의 유일한 길이라는 성경 말씀도 달리하고, 예수 이외에도 모든 종교가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종교 다원주의를 가지고도 ‘세계 평화’니 ‘가난한 자’니 ‘약한 자’니 ‘소외받는 자’니 포장하면서 칭찬을 받으며 목적을 달성하는데, 진리를 가지고도 제대로 전파하지 못하는 나에게는 잘한 것만 있는 것인가? 많은 반성을 하게 되었다.

이제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자들과 영적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비둘기같이 순결한 마음을 갖되 그들을 이길 수 있는 뱀의 지혜도 갖추어야겠다는 반성을 한다. 세상을 이길 힘과 지혜를 성령 하나님께 간구해야겠다는 생각을 깊이 해 본 하루였다.

한국유나이티드문화재단 이사장·갈렙바이블아카데미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