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그룹 비리 의혹에 연루된 이상득(80) 전 새누리당 의원이 5일 서울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저축은행 비리로 검찰 조사를 받은 지 3년 3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만기 출소한지 2년 1개월 만이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22분쯤 검은색 에쿠스 승용차를 타고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소환 예정시간은 오전 10시였다. 차에서 내린 이 전 의원은 몰려든 취재진을 보고 양복상의 단추와 흰색 와이셔츠 카라를 한번씩 매만졌다. 짙은 회색 양복에 노타이 차림이었다. 오른 편에 수행원의 부축을 받으며 계단을 한 걸음씩 올랐다. 걸음이 다소 불편한 듯 중간에 왼쪽 무릎을 부여잡기도 했다. 천천히 포토라인에 선 이 전 의원은 ‘일감몰아주기에 개입한 사실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불법정치자금 유입 의혹에 대해 묻는 질문에는 “절대로 그런 사실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정준양 전 포스코그룹 회장 선입에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 묻자 “내가 왜 여기 와 조사를 받아야 하는지 명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왔다. 하나하나 묻는 데 대답을 하기 힘들다”고 답했다. 검찰에 3년 3개월 만에 출석한 심경을 묻는 질문에는 아무 대답 없이 청사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7개월째로 접어든 포스코 수사는 이 전 의원에 대한 소환조사로 이명박정부 최고 실세까지 도달하게 됐다. 이 전 의원은 제철소 설비관리업체 티엠테크 등 측근 소유 회사 3곳을 통해 포스코로부터 30억여원의 부당한 자금을 지원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이 정 전 회장의 회장 선임 과정이나 답보 상태에 빠졌던 포항 신제강공장 민원 해결에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의원 측근이 일감몰아주기로 지원 받은 자금의 대가성 여부에 대해 고강도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나성원 기자 naa@kmib.co.kr
이상득 “정치자금 유입 사실 절대 없다” 검찰 출석
입력 2015-10-05 10: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