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협상… 타결전망 여전히 엇갈려

입력 2015-10-04 23:36
미국 애틀랜타에서 진행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이 ‘운명의 날’을 맞았다.

12개 참가국 장관회의가 일정을 세 차례나 늘렸지만 막판 타결 가능성이 여전히 불투명하고 다른 국제회의 일정 등으로 인해 TPP 협상 일정을 더 늘리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4일(현지시간) 통상분야 소식통들은 참가국 전체회의가 전날 밤 열렸지만 30분을 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이견을 재확인하는 데 그쳤다고 전했다.

마지막 쟁점인 의약품 특허보호기간에 대해 미국이 12년이라는 기존의 방침을 포기했지만 5년을 고수하는 호주의 주장과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TPP 참가국들 중 의약품 특허보호기간이 너무 길다며 호주의 주장에 찬동하는 신흥국가들에 대해 미국에서는 시행 유예기간을 두겠다는 등 다방면으로 절충안을 내놓고 있다.

반면 호주는 신약 등록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6∼7년간 특허가 보호된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양보를 얻어내려 시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이견이 남은 낙농품 시장개방에 대해서 뉴질랜드 같은 일부 참가국들은 TPP 협상 분위기가 타결 쪽으로 기울 때 낙농품 시장개방에 대한 타협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전날 밤에 낙농품 시장개방 문제가 논의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의약품 특허보호기간에 대한 타협안 도출과 함께 낙농품 시장개방에 대한 각국의 입장 정리가 이뤄지지 못한다면 TPP 협상이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도 합의에 실패했던 지난 7월 하와이 장관회의 때와 같은 처지에 놓일 가능성도 있다.

이런 점들은 감안할 때 이날 오후(한국시간 5일 새벽)까지는 극적인 막판 절충에 따른 타결이 이뤄질지, 혹은 결렬 선언이 나올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