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칙한 전봇대가 그림이나 디자인 도안을 입힌 거리의 예술작품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와 종로구는 성균관로·혜화로를 전봇대 디자인 개선 시범지역으로 선정해 이달 중 92개의 전봇대 및 가로시설물에 디자인을 입힌다고 4일 밝혔다.
시는 이를 위해 지난 3월부터 8월가지 디자인 전문가를 통해 총 74점의 도안을 마련하고 지역 특성에 맞게 서양화, 동양화, 사진 패턴디자인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적용할 계획이다.
우선 조선시대 대학인 성균관이 있던 성균관로에는 ‘알아가다’라는 주제로 잊고 있었던 아름다운 순 우리말 등이 디자인된 패턴 시트지 34점을 전봇대와 가로시설물 등 34곳에 설치할 예정이다.
올림픽 국민생활관과 혜화초등학교 주변에는 ‘품다’라는 주제로 시원하고 따뜻한 풍경, 소박한 동양화, 귀여운 동물 그림 등을 25곳에 설치하기로 했다. 장면가옥 주변에는 ‘느끼다’라는 주제로 한옥풍경, 나무세밀화 등을 33곳에 설치한다.
김준기 시 안전총괄본부장은 “전봇대는 칙칙해 보이고 보행을 방해하는 시설물로 여겨져 왔지만 디자인 개선사업을 통해 ‘전신주 갤러리’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라며 “시민 반응을 살펴본 뒤 북촌로 등 다른 지역으로 이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라동철 선임기자 rdchul@kmib.co.kr
전봇대가 갤러리로…혜화로·성균관로 92곳에 디자인 입혀
입력 2015-10-04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