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마사회 설립 공익재단은 삼성맨, 현명관 측근 동아리?

입력 2015-10-04 17:32
국민일보DB

한국마사회가 만든 공익재단의 임원들이 현명관 마사회 회장을 비롯해 대부분 삼성 계열사나 전경련(전국경제인연합회)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은 현 회장이 공동대표를 맡은 특정 사단법인에도 대거 소속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공익재단 임원을 대기업 출신 인사와 특정인 측근이 독식하는 것은 재단 설립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승남 의원은 지난해 마사회가 출범시킨 사회공헌재단인 ‘렛츠런(Let’s Run)재단’의 임원(이사·감사) 7명 중 4명이 삼성물산 제일기획 에버랜드 등 삼성 계열사 출신이고 2명이 전경련 출신이라는 내용의 국정감사 자료를 4일 공개했다. 재단 이사장인 현 회장은 삼성과 전경련 상임부회장 출신이다.

현 회장은 2013년 1월부터 ‘창조와 혁신’이라는 사단법인의 공동대표로도 재직 중인데, ‘렛츠런 재단’의 당연직 이사 1명을 제외한 전원이 ‘창조와 혁신’의 이사와 정회원이었다. 현 회장이 자기 주변 인사들을 공익재단에 ‘낙하산’ 선임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 회장이 1993년 삼성그룹 비서실장 재임 당시 비서실 차장이었던 한 인사는 현재 ‘렛츠런 재단’과 ‘창조와 혁신’의 이사를 겸임하고 있었다.

‘렛츠런 재단’은 마사회 기부금을 통해 공익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완수하기 위한 사회공헌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지난해 기준으로 마사회 기부금 예산 149억 원 중 50%를 차지하는 75억 원이 ‘렛츠런 재단’ 사업비로 집행됐다.

김 의원은 “삼성 출신 낙하산 인사는 현 회장이 공익기업인 마사회를 개인 기업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특히 렛츠런 재단이 현 회장이 공동대표인 ‘창조와 혁신’ 소속 인사들에게 일감을 몰아준 의혹도 있다”고 지적했다.

현 회장 취임 이후 마사회의 ‘삼성맨’ 쏠림 현상이 두드려졌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마사회의 자문위원 30명 중 17명이 삼성 또는 삼성계열사 출신이라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