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시리아 군사 개입에 대한 미국과 영국 등 서방국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지원을 목적으로 시리아에 대해 개입하는 것은 “재앙으로 가는 레시피(recipe·특정한 결과로 이끄는 어떤 것)”라고 맹비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슬람국가(IS)’와 아사드 정권의 퇴진을 바라는 온건 수니파 반군세력을 구분하지 못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이 시작된 이래 푸틴 정권을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푸틴 정권이 시리아에 군사적 개입을 하는 것은 고객인 아사드 정권이 무너지고 있고 무기와 돈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한 데 따른 것”이라며 “이러한 러시아의 공습은 온건 반군을 약화시키고 IS의 힘을 키우는 결과만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도 3일 “러시아군은 IS와 정당성 있는 다른 시리아 반군을 구별하지 않고 무차별로 공격하고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러시아는 잔인한 살인자 아사드 대통령을 도와주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오바마 대통령과 시리아 해법에 대한 시각차를 다시 드러냈다. 그는 보스턴 지역 방송들과의 인터뷰에서 “시리아군이 비행할 수 없는 ‘비행금지구역’을 선포하고 시리아인들의 안전과 구호를 보장하기 위한 ‘육상 회랑’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클린턴은 국무장관 재임시에도 시리아 내 온건반군들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미국이 시리아 내전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주장, 오바마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은 “대선 후보와 백악관 상황실에서 보는 것은 다르다”며 클린턴 전 장관의 발언을 ‘선거용’이라는 식으로 일축했다.
배병우 선임기자 bwbae@kmib.co.kr
오바마와 캐머런, 푸틴 시리아 공격 강력 비난
입력 2015-10-04 16: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