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장애로 병원을 찾는 30대 여성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에 국내 육아 현실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이래서 결혼해선 안 된다”며 결혼과 출산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낸 네티즌이 많았다.
4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 건강보험진료비 지급자료를 분석한 결과 수면장애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인원이 2012년 35만8000명에서 지난해 41만4000명으로 2년 사이에 4만6000명(15.8%) 증가했다. 이는 매년 7.6%씩 늘어난 수치다.
성별로 살펴보면 2015년 기준 여성이 24만6600여명으로 남성(16만7000여명)에 비해 1.5배 많았다.
연령별로는 80대 이상 진료인원 비중이 10.9%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8.4%, 60대가 8.2%, 40대가 8.1%, 30대가 7.5% 순이었다.
이 기간 수면장애 진료환자의 연평균 증가폭은 30대가 9.3%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고 특히 30대 여성이 10.4%를 기록해 전 연령대 평균 증가폭인 6.4%를 훌쩍 뛰어넘었다. 30대 남성이 7.7%를 기록했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뉴스 아래에는 삽시간에 15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렸다. 30대 여성의 수면장애 환자가 늘어난 원인이 고된 육아 때문이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한 네티즌은 “애기 낳으면 돈은 돈대로 나가는데 일 때문에 제대로 키우지도 못하고 육아휴직 때는 복직하라고 난리, 복직하면 퇴직 권고하느라 난리인 현실에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있겠냐”는 댓글을 달아 3000건에 육박하는 공감을 얻었다. “육아든 직장이든 하나만 하기도 힘든데 둘 다 하려니 불면증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는 의견도 수많은 네티즌의 공감을 샀다.
결혼 자체를 부정한 의견도 많았다. 한 네티즌은 “결혼한 순간부터 빚쟁이 되고 죄인 된다”고 토로했고 다른 네티즌도 “우리사회에서는 결혼을 해도 애는 낳지 말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민 간 후에 애를 낳는 게 최선” “애를 낳고도 맞벌이해야 하며 육아 살림은 여자에게만 기대하는 사회적 구조가 문제”등의 반응도 이어졌다.
“니 코도 석자, 내 코도 석자”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잠자는 사람은 갓난 애기 뿐”등을 통해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팍팍한 현실에 수면장애를 겪고 있다는 중립의견 있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이래서 결혼하면 안 돼”…30대 여성 수면장애 급증에 ‘와글와글’
입력 2015-10-04 14:40 수정 2015-10-04 1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