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열차 틸다 스윈턴 봉준호 감독과 인연 이어간다 ‘비거 스플래쉬’로 부산영화제 초청

입력 2015-10-03 20:55

할리우드 판타지 블록버스터 '나니아 연대기'부터 봉준호 감독의 '설국열차'까지 다양한 규모, 국적, 스타일의 영화에서 연기해온 영국 출신 배우 틸다 스윈턴이 부산을 찾았다.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그가 주연을 맡은 '비거 스플래쉬'가 초청받았다.

스윈턴은 2일 오후 해운대구 동서대 센텀캠퍼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이탈리아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함께 나서 영화 작업을 할 때 감독과 배우의 관계로 만나기보다 가족 같은 관계를 이어가면서 협업하는 것을 즐긴다고 소개했다. 구아다니노 감독과도 20년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둘이 함께한 영화로 같이 부산영화제를 방문한 것만 해도 '아이 엠 러브'(2009)에 이어 두 번째다.

감독은 "틸다와 저는 서로 영감을 주는 사이"라고 설명했다. "틸다와 함께 작업하며 만들어지는 장면들은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없는 마법 같은 것입니다. 저는 영화를 계획에 따라서만 만들지 않습니다. 시나리오에만 고정하다 보면 방해가 되기도 하니까요."

그는 봉준호 감독, 송강호, 고아성 등 '설국열차'로 함께한 한국 영화인들과의 인연도 이런 관점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설국열차'의 시작도 그랬어요. 이 영화를 하자고 저한테 접근한 게 아니라 '같이 아침이나 먹자'고 만났고 대화하다가 '다음에 세트장에나 가보겠다'고 했던 게 영화 출연으로 이어졌죠."

스윈턴은 봉 감독과 차기작 '옥자'를 함께하기로 이미 확정한 상태다. "봉 감독은 영화에 신선함을 불어넣어 살려내는 재능 있는 감독입니다. 그와 함께하는 것은 큰 즐거움입니다. '옥자'는 초기 단계가 진행 중입니다. 흥미로운 작업이에요. 기대해도 좋습니다."

그는 함께 작업하고 싶은 한국의 아티스트에 대한 질문에 "지드래곤"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비거 스플래쉬'는 알랭 들롱 주연의 '수영장'(1969)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전설적인 록스타 메리앤(틸다 스윈턴)이 영화감독인 남편 폴(마티아스 쇼에나르츠)과 지중해에서 휴가를 즐기던 중 메리앤의 옛 연인인 음반 프로듀서 해리(랠프 파인즈)가 딸을 데리고 나타나면서 평화가 깨진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