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4살짜리 아동의 머리를 종교 의식의 ‘인간 제물’로 바치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2일(현지시간) 현지 매체들을 인용해 인도 남부 안드라 프라데시주(州) 프라카삼의 어린이집에서 납치된 마누 사가르(4)가 참수돼 종교 의식의 제물로 희생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살해 피의자인 티루마라 라오(35)는 자신이 모시는 여신 ‘칼리’에게 제물로 바치기 위해 사가르를 납치했다. 그는 피와 복수의 여신인 칼리의 신성한 힘을 얻고자 어린 아이의 머리를 잘라 피를 뿌렸다.
사가르의 어머니가 어린이집으로 아이를 데리러 갔을 때 이미 사가르는 사라지고 없었다. 마을 사람들이 라오의 집으로 몰려갔을 때 그는 집을 버리고 도망쳤으나 추격하는 마을 사람들에 의해 인근 마을에서 붙잡혔다. 라오는 “사가르를 되살릴 수 있다”며 등유를 자신의 몸에 끼얹고 불을 붙였으나 목숨을 건졌다고 인도 익스프레스는 전했다. 그는 현재 경찰의 감시 하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라오가 마을에서 탄트라(고대 힌두교 경전) 의식을 행하는 자로 알려져 있다”며 “프라카삼에서 이같은 사건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라오는 사가르를 납치해 살해한 것 말고도 이번 주 초 18개월 여아를 납치하려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의 형인 벤카타 라오는 동생이 자신에게 낫을 휘두른 적이 있으며 이상한 행동 때문에 동생의 아내가 떠나기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 만연한 초자연주의를 계도하자는 합리주의운동 단체에서 활동하는 C. 세샤이아는 “영국 식민지 시대에는 일어났을 법도 하지만 독립 이후의 인도에서는 드문 사건”이라면서 “마을의 신을 달래려고 동물을 제물로 바치는 일은 있어도 사람을 이용하는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라고 주장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
인도서 4살짜리 아동 머리 인간제물로 바쳐져…
입력 2015-10-03 20:53 수정 2015-10-03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