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이름 쓰지 개인 숭배 성씨 쓰지 않았다” 정두언 “이름 앞에 ‘친이’를 빼달라”

입력 2015-10-03 14:57

원조 친이계였던 정두언 새누리당 의원이 자신을 '친이'라고 부르지 말라고 호소했다.

정 의원은 3일 자신의 블로그에 '나의 이름 앞에 다른 성씨를 붙이지 말아주세요'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정 의원은 "나는 단기필마로 이명박 (서울) 시장의 당선을 도왔고, 2007년 초까지 유일한 현역 의원으로서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며 "그러다 이명박 정부 출범 직후 대통령 형인 이상득씨의 불출마를 주장하는 소위 '55인 서명사건'을 주도하다 이명박 정부 내내 사찰과 음해의 대상으로 몰렸다"고 소개했다.

정 의원은 "나는 급기야 감옥까지 갔다왔지만 그 와중에도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인 경제정책인 감세정책의 철회를 요구해 결국 관철해냈다"며 "급기야 소득세 증세까지 밀어붙여 성사시켰다"고 밝혔다.

정 의원은 "이명박 정부의 잘못된 많은 정책에 대해서 분연히 맞섰다"며 "권력의 사면초가를 뚫고 (한나라당) 최고위원으로 진출한 2010년 전당대회 때는 기자회견 도중 눈물을 터뜨리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정 의원은 그러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다 생략하더라도 이 정도면 내가 소위 '이'(이 전 대통령)와 친하지 않은 건 분명하지 않느냐"며 "더욱이 그 '이'도 만남을 기피할 정도로 나와 친하지 않다"고 했다.

정 의원은 "그런데 내가 어떻게 친이란 말이냐"며 "설령 친하다 해도 나는 내 이릎 앞에 누구의 성을 붙이는 게 심히 불편하다. '비박'도 싫다. 나는 나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새누리당은 몹시 비겁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을 위반했다. 헌법에는 분명히 대통령이 거부한 법안을 국회에서 처리하라고 돼 있다"고 자신의 정당성을 주장하며 "당시 한 의원이 내게 '왜 혼자 튀냐'고 했는데 나는 튀는 게 아니라 늘 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튄 건 내가 아니라 당"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나는 대통령이 누구든 내 입장에서 옳지 않으면 옳지 않다고, 또 옳으면 옳다고 얘기했다"며 "국회법이 명백한 위헌이라는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을 지지했었다"고 했다.
정 의원은 또한 "우리 정치가 몇 십 년 전으로 퇴보해있다는 단적인 예가 국회의원 이름 앞에 성씨를 붙이는 것"이라며 "언론에 '친박계', '친이계라고 나오는 것은 정말 유치찬란하다"고 꼬집었다.
정 의원은 "과거 양김 시대에도 상도동계, 동교동계라고 며 "하기야 최근까지 '친박연대'라는동네 이름을 썼지 개인숭배 냄새를 풍기는 성씨를 쓰지는 않았다" 세계 정치사에 유례가 없는 기상천외한 이름의 정당도 있었으니 말해 무엇하랴. 더구나 그 정당의 지도자(박 대통령)는 정작 그 당에 없었다. 숨이 막힐 노릇"이라고 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