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일컬어 '강도식당'이라 부른다고 북한전문매체인 뉴포커스가 보도했다.
2011년 탈북한 한 탈북자는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강도식당이라고 부르는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렇게 부른지 30년도 더 된 것으로 기억한다. 강도식당이라고 한 이유는 국영식당보다 가격이 비쌌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국영식당의 값이 오르면서 두 식당의 가격이 비슷해졌다"고 했다.
이어 그는 "국영식당은 맛이 별로 없다. 장점이라고는 가격이 싸다는 것뿐이었는데 그마저도 비슷해지면서 국영식당을 찾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끊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2008년 탈북한 평양 출신 여성 탈북자는 "국영식당은 간부용이다. 간부들이 가면 국정가격으로 내고, 일반인이 가면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한다"라면서 "맛도 없는 국영식당을 찾는 일반 주민은 거의 없다"고 했다.
그녀는 "강도식당을 찾은 사람들은 그 맛을 보고 '역시 강도식당이 진짜 식당'이라는 말을 한다"면서 "최근에는 '질적으로 우수한 음식'을 두고 강도음식이라 한다. 남한에서도 맛있는 반찬을 두고 '밥도둑'이라 하지 않나. 비슷한 개념이다. 과거에는 나쁜 뜻이었을지 몰라도 이제는 인정받는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일례로 어머니께서 저녁식사를 차리시면 아버지께서는 종종 '강도식당 같다'고 말씀하셨다. 손 맛이 뛰어난 음식이라는 의미인 것이다. 아버지는 '강도식당을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안사람이 차려주는 음식이 그에 버금간다'라고 말하시곤 했다"라고 설명했다.
탈북민들은 "북한 정권에서는 개인식당을 인정해주지 않지만, 일반 주민들은 개인식당이 국영식당보다 더 낫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강도식당은 북한 사람들이 인정한 맛집인 셈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개인 운영 북한 식당은 강도 식당?” 가격 국영식당 2배지만 맛 좋아 인기
입력 2015-10-02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