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시리아에서 사흘째 공습을 이어간 가운데 이란까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을 지원하는 지상군을 파견하면서 시리아 내전 사태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미국과 러시아가 회담을 열었지만 성과 없이 끝나면서 중동 정세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됐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란은 지상군 수백명을 최근 시리아로 파견했다.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생한 이후로 줄곧 시아파 정권인 알아사드 정권을 군사 자문 등의 방식으로 지원해왔지만 전투 임무를 수행하는 지상군을 파병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르지에 아프캄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은 시리아 내 테러단체에 대한 러시아의 군사작전을 인정한다. 이는 시리아 사태 해결로 가는 길”이라며 러시아의 시리아 공습을 지지하고 나섰다.
지난 30일부터 공습을 이어온 러시아는 홈스와 하마에 이어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훈련시킨 시리아 반군단체 리와 수쿠르 알자발이 있는 이들리브주 북부 근거지에도 폭격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도 이날 “(공습) 목표는 시리아 정부군을 가장 약한 곳에서 도와주는 것”이라며 “약한 곳이란 시리아 정부군이 이슬람국가(IS) 및 다른 테러단체와 싸우는 곳”이라고 말해 IS 이외의 반군단체도 폭격하고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다. 시리아 반군단체는 30일 러시아 공습으로 36명의 민간 희생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반면 수니파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는 러시아의 공습과 이란의 군사 개입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압달라 알무알리미 유엔 주재 사우디 대사는 “러시아의 공습에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며 “알아사드 정권의 테러리즘을 지원하는 러시아와 이란은 IS의 테러리즘에 맞서 싸운다고 주장할 자격이 없다”고 비난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날 시리아 공습 중 양국 간 군사적 충돌사태를 막기 위해 국방 당국자 간 긴급 군사회담을 열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났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러시아에 이어 이란도 시리아에 지상군 파병…요동치는 시리아 사태
입력 2015-10-02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