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선 몇 경기를 이기면 자력으로 1위나 5위 등을 차지할 수 있다는 뜻인 ‘매직 넘버’라는 말이 통용된다. 그런데 올 시즌에는 이런 매직 넘버가 아무런 의미가 없어졌다. 그만큼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가 끝나봐야 1위와 3위, 5위의 주인공을 알 수 있을 정도로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막판까지 유례없는 순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잔여경기가 이제 3~5경기 남은 상황에서 1일 현재 1위 삼성 라이온즈를 2위 NC 다이노스가 1게임 차로 압박했고, 넥센 히어로즈와 두산 베어스는 공동 3위에 올랐다.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 등이 벌이는 5위 싸움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
순위 경쟁 팀의 맞대결은 끝났다. 이젠 상대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특히 5위 경쟁 팀은 삼성과 NC의 1위 싸움, 넥센과 두산의 3위 경쟁이 어떻게 펼쳐지느냐에 따라 5강행이 결정된다.
현실적으로 5강행 막차는 SK가 탈 가능성이 높다. SK가 1승 1패를 기록하면 KIA는 4승 1패를 거둬야 하는 부담을 느낀다.
이에 KIA는 NC의 승리를 목 놓아 기다리고 있다. NC는 SK와 2연전을 펼친다. 최근 NC의 행보는 심상치 않다. 2위 자리를 확보하고 욕심 없이 남은 경기를 치르던 NC는 삼성이 주춤하면서 1게임 차로 간격을 좁혔다. NC가 기세를 이어간다면 1군 진입 3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다. 두말할 것도 없이 NC가 SK와의 두 경기를 모두 잡으면 KIA의 5강 진입은 그만큼 쉬워진다. 3승 2패만 거둬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
반면 KIA는 두산과 3연전을 치른다. SK는 당연히 두산의 승리를 기원한다. 두산도 전승을 목표로 그라운드에 나온다. 3경기에서 모두 이겨야 넥센을 제치고 자력으로 3위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정규리그 4위는 여러모로 부담스럽다. 3위는 일주일 정도 쉬면서 준플레이오프를 준비할 수 있지만 4위는 시즌 종료 뒤 곧바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다. 두산은 한국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에 KIA와의 3연전에 전력을 다할 각오다.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에 아깝게 무릎을 꿇은 넥센도 3위를 정조준하고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에이스를 투입해야 하는 4위는 포스트시즌 일정상 더 높은 곳까지 오르기 어렵다”면서 “3위로 준플레이오프에 직행하기 위해 남은 두 경기를 반드시 잡겠다”고 밝혔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의미없는 매직 넘버, “1·3위 싸움도 끝까지 간다”-5위 팀도 이들 대결에 달려
입력 2015-10-02 15: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