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내고 보세요” 진주유등축제 막아선 가림막… 일몰제 탓?

입력 2015-10-02 13:37 수정 2015-10-02 14:20
진주남강유등축제를 막아선 대형 가림막에 시민들이 낯설어하고 있습니다. 15년을 무료로 관람케 한 시의 대표 축제가 올해부터 유료로 전환됐기 때문인데요. 주최 측도 “대표축제 일몰제로 정부 지원이 줄어 어쩔 수 없다”며 답답함을 호소했습니다.

지난 1일부터 시작된 진주남강유등축제장에는 대형 가림막이 설치됐습니다. 유료로 입장한 관객에게만 설치된 조형물을 공개하기 위함인데요. 시민들은 “아무리 유료라지만 외부에서 못 보게 이렇게 다 막아놓으니 오히려 도시 미관을 해치고 보기 흉해보인다”고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시를 대표하는 행사도 마음대로 못 보나” “창조경제네. 금송아지라도 전시하나” “펜스 설치비용이 더 들었겠다” “도시 미관 해치고 통행도 불편하다” 등의 원성이 이어졌죠.

하지만 주최 측도 답답한 사정을 호소했습니다. 주최 측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안전성을 확보하고 유료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가림막 설치의 이유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진짜 속사정은 따로 있었는데요.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표축제 일몰제 적용으로 5억원의 지원금이 2억원으로 줄었기 때문이죠. 관계자는 “축제의 한 해 예산이 35억원 정도가 소요되는데 자립도를 늘리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답답함을 호소했죠. 펜스 설치에 사용한 비용은 3000만원 내외로 알려졌습니다.

진주 남강 유등축제는 임진왜란에서 왜군의 도하작전을 저지하기 위한 조상들의 슬기로움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문화 축제입니다. 산술하기 힘든 경제적 부가가치도 엄청나죠. 모두가 상생하는 적합한 방법을 찾는 게 진정한 창조경제의 시작일 겁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