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유산 상속을 노리고 청산가리를 이용해 남편과 내연남을 줄줄이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60대 주부가 또 다른 살인을 노리고 결혼상담소를 통해 100명 가까이 되는 남성을 만났던 것으로 드러나 일본 열도가 충격에 빠졌다.
1일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11월 남편과 내연남 등 총 5명의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가케이 지사코(千佐子·68)가 1994년 첫 남편과 사별한 후 결혼상담소 등에서 약 100명이 넘는 남성 노인들을 만났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수사관계자에 따르면 지사코는 남성들을 만나 예금, 부동산 등의 재산이나 가족 구성에 대한 자세한 내용 물었으며 심지어 예금통장을 보여 달라고 요구하기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문은 지사코의 그런 모습이 수상쩍어 그녀를 만나지 않은 남성도 있으며, 반대로 남성의 자산이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 지사코가 즉시 교제 상대를 바꾸기도 했다는 수사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지사코는 2013년 12월 거주하던 교토부 무코시의 자택에서 남편 가케이 이사오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돼 구속됐다. 당시 지사코는 119에 “남편의 의식이 없고 몸이 차가워지고 있다”고 신고했으며 남편 이사오는 교토 시내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시신에 눈에 띄는 외상은 없었지만 체내에서 청산가리 성분이 검출됐다. 두 사람은 결혼상담소를 통해 알게 돼 한 달 전 혼인신고를 했으며, 남편 사망 이후 지사코는 사망한 남편이 가입한 보험의 수익자로 지정돼 있었으며 일부 유산을 상속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지사코를 유력 용의자로 보고 수사를 벌이던 중 지사코와 교제하다 2년 전에 자전거에서 떨어져 사망한 오사카의 한 남성(당시 71세)의 혈액에서도 청산가리 성분이 검출된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지사코가 2006년 이후 결혼상담소에서 만나 결혼한 남성 2명과 교제한 남성 3명 등 총 5명의 남성이 사망한 것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해왔다. 이날 오사카 지검은 지사코가 2013년 9월에 내연남이었던 히오키 미노루(당시 75세)에 대한 살인 혐의까지 공소장에 추가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일본판 살인의 추억’ 남편·내연남 청산가리 연쇄살인 日주부 추가범행 노리고 男100명 만났다
입력 2015-10-01 2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