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의 경중을 떠나 고령의 환자들이 수술을 선뜻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젊은층에 비해 합병증이나 후유증 발생 확률이 높고 입원 기간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집으로 바로 퇴원하지 못하고 요양병원에서 추가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반대로 신체적으로 건강한데도 단지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수술을 지레 포기하는 바람에 완치될 수 있는 기회를 잃기도 한다.
만약 고령 환자의 수술 후 치료경과(예후)를 예측할 수 있다면 어떨까. 보다 맘 편히 수술 할지 말지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팀은 이처럼 고령 환자의 수술 전후 ‘노쇠 건강평가’ 도구를 개발해 그 효과를 입증받았다.
의료진은 지난해 대장암과 간암 등 고위험군 노인 암환자들에게 이 평가 도구를 적용해 유용성을 확인했다.
또 2011년 10월~2014년 5월 이번엔 저위험군(유방암, 탈장 등)으로 분류된 여성 수술 환자 281명을 대상으로 똑 같은 평가를 시행한 결과, 노쇠 점수가 높을수록 수술후 합병증이 빈번했으며 입원 일수도 길어졌다고 1일 밝혔다. 수술 후 요양병원 입원률 역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전 노쇠 건강평가는 동반 질환, 일상생활 능력, 정신 기능, 영양상태 등 노인의 건강상태를 다면적·포괄적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평가 항목에 따라 ‘노쇠 노인’(7점이상)으로 분류된 환자는 ‘건강노인’(0~6점)에 속한 환자에 비해 수술 후 합병증 발생 확률이 1.7배 이상 높았다. 또 ‘노쇠 노인’은 수술 후 집이 아닌 요양시설로 다시 입원할 가능성이 1.5배 이상 증가했다.
수술 후 병원 입원기간 역시 ‘건강 노인’은 8일 이었으나 ‘노쇠 노인’은 14일로 1.75배 길게 나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더 아메리칸 콜리그 오브 서전스’ 9월호에 발표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고령 암환자 수술받아도 될까? ‘건강노쇠평가’ 받아 보세요
입력 2015-10-01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