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 ‘쩐의 전쟁’에서 힐러리 턱끝까지 추격

입력 2015-10-01 17:11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캡처

미국 민주당 대선 레이스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이 선거자금 대결에서도 유력 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위협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지난 7∼9월 샌더스 의원은 총 2400만 달러(약 282억원)의 후원금을 모아 2800만 달러(약 330억원)를 모금한 클린턴 전 장관을 바짝 추격했다. 지난 2분기 샌더스 의원의 선거자금 규모가 1220만 달러(약 144억원)로 2890만 달러(약 340억원)를 보유했던 클린턴 전 장관의 절반에도 못 미쳤음을 감안할 때 이 같은 변화는 주목할 만하다.

이는 샌더스 의원이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면서 미국 내 진보세력으로부터 폭발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데다 클린턴 전 장관의 이메일 스캔들로 반사이익까지 누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샌더스 의원은 ‘대선 풍향계’로 불리던 아이오와·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온라인으로만 지금까지 100만건 이상의 후원금을 거둬들이는 등 ‘풀뿌리 모금운동’이 큰 효과를 발휘한 덕분에 2500만 달러(약 294억원) 이상의 현금을 손에 쥔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2분기에 4800만 달러(약 565억원)의 기록적인 후원금을 챙긴 클린턴 전 장관은 이메일 스캔들로 신뢰성에 금이 간 탓에 3분기에는 모금액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이번 후원금 집계에는 ‘슈퍼팩(정치활동위원회)’ 기금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액수만으로 샌더스 의원이 ‘쩐의 전쟁’에서 클린턴 전 장관을 따라잡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샌더스 의원은 슈퍼팩에 거의 의존하지 않지만 클린턴 전 장관은 2분기에만 슈퍼팩을 통해 1560만 달러(약 184억원)의 거액을 후원받은 바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