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평화’입니다. 전쟁은 평화를 가져오지 않습니다. 핵무기도 필요 없습니다. 한반도는 통일돼야 합니다.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무닙 유난(65) 루터교세계연맹(LWF) 의장은 1일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세계의 루터교회가 가장 관심을 갖는 분야는 평화”라고 강조했다. 유난 의장은 “남북 이산가족이 70년간 상봉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이 났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면서 “교회 사명은 세상의 모든 생명이 평화를 유지할 수 있게 돕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기독교한국루터회(루터회)의 초청을 받아 LWF 의장으로 처음 방한한 그는 “LWF는 현재 난민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세계 각국은 난민 문제에 책임감을 가져야 하며 교회들은 난민을 돌보는 사역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세계 루터교회를 대표하는 인물로서 2017년 루터의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소회도 밝혔다. 유난 의장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명확하다”면서 “교회는 세상 사람들에게 예언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00년 전 루터의 메시지는 독일에 머물지 않고 세계 곳곳에 전파됐습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대륙까지 퍼졌습니다. 하나님께 감사드릴 일입니다. 한국교회가 에큐메니컬 정신을 갖기를 독려하고 싶습니다. 한국교회가 하나로 연합해 선교의 사명을 감당했으면 합니다.”
이날 내한한 유난 의장은 5박6일간 우리나라에 머문다. 2일에는 한국교회 관계자들과 조찬 모임을 가진 뒤 판문점을 방문해 한반도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기도를 드린다. 출국 전날인 5일에는 제45차 루터회 정기총회 개회예배에서 설교를 맡는다. 유난 의장은 “세계의 루터교회가 한국인들이 겪고 있는 분단의 아픔을 함께 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난 의장은 1950년 예루살렘에서 태어난 팔레스타인 사람이다. 팔레스타인에서 초·중등 교육과정을 마쳤고 핀란드 헬싱키대학, 미국 루터신학대학 등지에서 수학했다. 76년 목사 안수를 받았으며 98년 감독(Bishop) 자리에 올랐다. 2003~2010년에는 LWF 아시아 담당 부의장을 지냈다. 유난 의장은 2010년 임기 7년의 LWF 의장에 선출됐다.
LWF는 세계 98개국 145개 루터교단의 연합기구다. 독일 성직자 마르틴 루터(1483~1546)의 뜻을 이어받은 루터교는 전 세계 성도가 1억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개신교단이다. 독일 스웨덴 핀란드 등은 루터교를 국교(國敎)로 삼고 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무닙 유난 루터교세계연맹 의장 내한 기자간담회
입력 2015-10-01 1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