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빵집에서…’ 저자 “우리 방식은 저성장사회를 위한 준비”

입력 2015-10-01 16:28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더숲)의 저자 와타나베 이타루(44)가 부인 마리코(41)와 함께 한국을 찾아왔다. 천연효모를 이용해 빵을 만들어 팔면서 자연과 지역경제의 순환을 추구하는 부부의 사업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지난해 6월 국내에서 출간된 후 ‘작지만 진짜인 일’이라는 주제를 던지며 지금까지 3만부 가량 판매됐다. 일본에서 2만부가 팔렸다니 한국에서 더 인기를 얻은 셈이다.

와타나베는 1일 오후 서울와우북페스티벌에서 초청 강연을 했다. 전날 저녁에도 독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1일 낮 한국 기자들과 만난 와타나베는 “한국의 젊은이들이 내 책에 관심이 많은 것 같다”면서 “어제 강연장에서도 우리 빵집에 와서 일해 볼 수 있느냐고 문의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고단샤의 편집자 가토 하루유키도 “한국에서 이처럼 인기를 끌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와타나베의 두 번째 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누룩균을 자가에서 배양하고 채취해 빵을 만드는 와타나베 방식은 일본에 빵이 처음 전해지던 시기의 전통적인 제조법이다. 그는 마을에서 농부들이 친환경적으로 키운 밀을 사서 직접 제분하고, 뒷산에서 떠온 물을 사용한다. 또 이윤을 남기지 않는 경영으로도 유명하다. 초과 이윤이 생기면 일정한 예비 자금을 제외하곤 모두 직원들에게 분배한다.

와타나베는 “우리가 하는 일은 저성장 사회를 위한 준비라고 생각한다”면서 “자본주의가 과도하지 않았던 시절, 자본주의가 좋았던 시절로 돌아가는 행동이 필요하다”고 했다.

부부는 돗토리현 지즈 마을에 새로 빵집을 열었다. 오카야마현에 있던 빵집은 지난해 10월 문을 닫았고, 더 좋은 물과 더 넓은 공간을 찾아 빵집을 옮겼다. 11월에는 그동안 준비해온 천연효모로 만든 맥주도 출시한다.

김남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