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기다리고 기다리던 제20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막이 오릅니다. 개막식에 함께하기 위해 1일 부산 영화의 전당을 찾았습니다. 시작시간을 한참 앞두고 일찌감치 움직였죠. 부푼 기대를 한가득 안고 말입니다.
헌데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났습니다. 부산의 빗줄기는 낯선 서울 손님을 호락호락하게 맞아주지 않았습니다. 어제 일기예보를 봤을 때 어느 정도 짐작은 했어요. 하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습니다.
그야말로 비바람이 몰아쳤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뒤집히는 3단 우산은 거추장스럽기만 했죠. 센텀시티 지하철역에서 내려 영화의 전당까지 걸어가는 동안 온몸이 젖었습니다. 신발은 물론 가방까지 축축해져 버렸죠.
장대같은 비는 계속 내리고 있습니다. 폭우로 비행기 결항 사태가 빚어지기도 했다는군요. 개막식을 찾는 관객들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오셔야할 것 같습니다.
폭우에도 다행히 개막식은 예정대로 열립니다. 참석을 예고한 배우들은 비행기 이외에 다른 교통편에 몸을 실었다고 해요. 개막식 진행을 맡은 배우 송강호와 아프가니스탄 여배우 마리나 골바하리는 이미 리허설까지 무사히 마쳤고요. 지금은 개막식 공연 리허설 소리가 들려오고 있습니다.
개막식은 오후 6시 레드카펫 행사에 이어 오후 7시 본식으로 이어집니다. 개막식이 끝난 뒤에는 개막작 ‘주바안’(감독 모제즈 싱)이 상영되는데요. 무려 1분31초만에 매진된 작품입니다. 영화 팬들의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짐작이 되시죠?
올해 20회째를 맞은 BIFF는 1~10일 열흘간 부산 센텀시티와 해운대, 남포동 일대에서 진행됩니다. 75개국에서 초청된 304편의 영화가 관객들을 만납니다.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축제 한 마당, 이제 시작됩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