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들의 올림픽’ 2015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가 2일 막을 올린다. 세계군인체육대회는 국제군인스포츠위원회(CISM)가 1995년 로마에서 첫 대회를 개최한 이후 4년마다 갖는 군인들의 스포츠 제전이다. 한국에서는 처음 열린다.
올해 6회째를 맞는 이번 대회는 전 세계 120여 개국, 7500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해 24개 종목에서 253개의 금메달을 놓고 자웅을 겨룬다. 종목 수와 선수단 규모 면에서 역대 최대다.
◇다른 대회에선 볼 수 없는 ‘이색 종목’=고도 1100m 상공이 출발선이다. 선수들은 항공기를 타고 올라가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목표점(지름 약 2㎝)을 향해 뛰어내린다. 낙하산을 타고 목표점에 가장 가까이 착지한 선수가 금메달의 주인공이 된다.
전쟁 영화 속 특수부대가 적진에 침투하는 모습이 스포츠로 펼쳐지는 셈이다. 이번 대회의 이색 볼거리 중 하나인 고공강하 경기다. 이처럼 군인들의 올림픽답게 일반인들에게는 생소한 군인 특화 종목들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축구, 양궁, 유도 등 19개 종목은 올림픽 종목 위주지만 고공강하를 포함해 각 군의 특성을 살린 육군 5종, 해군 5종, 공군 5종, 오리엔티어링 등 5개 군사 종목도 함께 치러진다. 모두 전투 기술을 스포츠에 접목한 것으로 다른 대회에선 볼 수 없다.
육군 5종은 육상 전투에서 발생하는 각종 악조건을 극복하고 생존하기 위한 방법을 스포츠로 승화시켰다. 해군 5종은 수영 관련 종목이 주를 이루고, 공군 5종은 비행 경기가 포함돼 장교와 현역 사관생도만 출전할 수 있다.
◇한국 목표는 ‘종합 3위’=지금까지 우리나라가 세계군인체육대회에서 거둔 가장 좋은 성적은 1999년 2회 크로아티아 자그레브 대회의 종합 5위(금메달 10개)였다. 2011년 5회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선 금메달 8개로 6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25개 이상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골프와 양궁 싹쓸이를 통해 종합 3위의 꿈을 이루겠다는 계산이다. 두 종목은 이번에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다른 참가국이 순수 아마추어 골퍼 수준이어서 투어프로와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구성된 한국 남자 골프팀의 대회 우승 가능성은 매우 높다.
양궁의 경우 남자부만 출전하지만 세계 최강의 전력을 갖추고 있는 만큼 개인과 단체전에서 모두 금메달을 딸 것으로 보고 있다. 김상기 조직위원장은 “목표 달성을 위해 선수단과 임원들이 노력하고 있다”며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비용 고효율’ 대회=이번 대회는 ‘스포츠 이벤트는 돈 먹는 하마’라는 공식을 깼다. 총 예산은 1653억원으로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의 7.4%, 올해 광주유니버시아드의 22% 수준에 불과하다.
대회 조직위원회는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시설 투자를 최소화했다. 경북 문경을 비롯한 8개 시·군에서 대회를 분산 개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수촌도 새 아파트나 콘도를 짓는 대신 기존 건물을 이용했다. 특히 대회 명물이 된 ‘이동식 숙소(카라반)’ 350동을 선수촌으로 쓰고 있다.
선수촌을 신축하면 800억원이 투입되지만 카라반은 34억원만 들어가 700억원 넘는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 개당 제작비가 2660만원인데, 1660만원에 분양이 완료돼 조직위가 실제 부담한 비용은 1000만원에 그쳤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
‘군인들의 올림픽’ 2015 경북 문경 세계군인체육대회 개막
입력 2015-10-01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