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정의화 국회의장은 30일(현지시각) "한·러 수교는 세계 평화를 완성하고 양국의 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한반도 통일을 향한 전진"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이날 오후 모스크바 주재 한국대사관 주최로 열린 한·러 수교 25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북한의 개혁·개방을 위한 러시아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정 의장은 이어 "남북한은 대화, 화해, 협력을 통해 합의통일의 길로 나아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한반도의 평화적 통일을 위해 러시아의 지속적인 관심과 역할을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한민국은 러시아와 7년 전 맺은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훨씬 뛰어넘는, '러시아와의 형제의 나라'가 돼야 한다"며 "러시아가 추진하는 '신 동방정책'과 한국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간 공통점을 활용해 극동과 시베리아의 공동 번영을 이뤄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모스크바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념식에는 러시아 상·하원 부의장 및 외교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에 앞서 정 의장은 러시아 상·하원의장을 잇달아 면담, 수교 25주년을 맞은 양국 관계의 발전 방안과 북한의 핵개발 및 장거리미사일 발사 도발을 막기 위한 공동노력 방안 등을 논의했다.
정 의장은 세르게이 나리슈킨 하원의장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각종 도발은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 안정을 크게 위협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러시아가 앞으로도 '북핵 불용'이란 확고한 입장을 견지하며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한반도 통일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관련 나리슈킨 하원의장은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앞두고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밝힌 데 대해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강조한 뒤 "한반도 평화안정의 중요성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북핵 불용과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우리 입장은 시종일관 명백하다"고 말했다.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상원의장 역시 "한반도의 긴장과 군사력 사용은 러시아의 이해와 배치된다"면서 "북한이 핵보유국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 러시아의 분명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상트 페테르부르크 시장 시절 현대자동차 공장을 유치한 바 있는 마트비옌코 상원의장은 또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러시아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이고, 러시아의 극동시베리아 개발 및 아태 지역 협력 강화 정책은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도 비슷하다"면서 양국 간 경제·무역교류 확대 및 북한 접경지역 개발 협력을 당부했다.
정 의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과 러시아를 포함 유라시아 관련국 의회가 참여하는 '유라시아 의장회의'를 제안하기도 했다.
면담에는 박노벽 주러 대사도 함께했다. 러시아 의회 측에선 상·하원 부의장과 외교위원장, 러·한의원협력그룹회장 등이 배석했다.
저녁에는 한·러 수교 25주년 기념식 참석에 앞서 재러한인회장을 비롯한 현지 교민들과도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이번 순방에는 새누리당 한선교 이상일, 새정치민주연합 원혜영 김성곤 의원 등이 동행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鄭의장 “한·러 수교 발전은 한반도 통일 향한 전진”
입력 2015-10-01 08: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