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방문을 마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페이스북 본사를 방문했을 때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를 잡아끄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돼 결례한 것 아니냐는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30일 NDTV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지난 2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의 페이스북 본사에서 셰릴 샌드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로부터 기념품을 받던 중 저커버그 CEO가 자신의 앞에 서 있자 그의 팔을 붙잡아 자신의 옆에 서도록 한 영상이 페이스북 등으로 널리 전파됐다.
페이스북 이용자 히샴 압바스는 “누구도 모디와 카메라 사이에 끼어 들 수 없다. 저커버그라도!”라는 글과 함께 이 영상을 올렸고 이틀 사이 82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의 블로그 ‘월드뷰’도 “저커버그가 모디 총리와 카메라 사이에 서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는 풍자적인 제목을 달아 모디 총리가 사진에 잘 찍히려고 저커버그를 옆으로 가게 한 것으로 보인다고 썼다.
인도 야당인 국민회의당(INC) 샤킬 아메드 대변인은 “모디 총리는 세계 최대 민주국가의 지도자로서 외국에 있을 때 어린아이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비꼬았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결례라는 반응과 별일 아니라는 반응으로 양분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인도 전문 블로그 ‘인디언리얼타임’은 30일 네티즌을 상대로 즉석 설문조사를 진행, 응답자의 45.6%인 2036명은 별일 아니라고 했지만 비슷한 숫자인 2027명(45.4%)은 모디 총리가 카메라에 지나치게 집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인디언리얼타임은 이후 모디 총리가 저커버그 CEO를 옆에 세워달라는 카메라 기자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후속보도하기도 했다.
인도계인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가 모디 총리를 모욕한 것으로 보인다는 영상도 네티즌의 관심을 끌었다.
나델라 CEO는 26일 캘리포니아 주 새너제이에서 구글, 퀄컴, 시스코 등 여러 기업 CEO와 함께 모디 총리와 악수한 뒤 두 손을 비비며 닦아내는 동작을 하는 것이 모디 총리 계정으로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에 포착됐다.
인도 지TV는 나델라 CEO의 의도를 알 수 없다면서도 그가 모디 총리를 모욕한 것으로 보는 견해와 단순한 습관성 행동일 뿐이라는 견해가 나뉘고 있다고 소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8일 모디 총리와 양자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 회견에서 모디 총리를 “모디 대통령”이라고 잘못 지칭한 것도 인도 언론에 널리 소개됐다.
백악관은 이후 홈페이지에 올린 녹취록에는 ‘모디 총리’라고 정정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저커버그 잡아끄는 모디 인도 총리, 결례 논란
입력 2015-10-01 0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