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30일 여야 대표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합의를 두고 여권내 자중지란 조짐이 감지되자 사태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여당에 합의 내용 이행을 촉구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그러나 야당 내부에서도 비주류를 중심으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한 반발이 터져나오면서 정작 집안단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더불어 중진들을 겨냥한 열세지역 차출론이나 현역의원 물갈이 칼자루를 쥐게 될 '공직자선출직평가위원회' 인선 등을 두고도 의견이 부딪히면서 여권에 대한 일사불란한 대응이 이뤄지지 못하는데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 거취파동 때처럼 야당이 '집안 문제' 때문에 대여공세의 호재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청와대가 여야 대표가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비판하자, "부당한 선거개입을 하는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특히 새정치연합은 김무성 대표를 지원사격하면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 사퇴로 귀결된 국회법 개정안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청와대 대 국회'의 대결구도를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김영록 수석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안심번호제는 여야 대표 뿐 아니라 정치개혁특위에서도 여야가 합의한 내용"이라며 "청와대가 국회를 하수인으로 여겨 이처럼 문제를 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와 여당 사이의 다툼이 치열해질수록 야당이 내홍을 해소하고 당을 정상궤도에 올려놓을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막상 야당 내부에서도 비주류를 중심으로 이번 합의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면서 야당내 긴장감도 고조되는 분위기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트위터에서 "잘못이 있을 때 설명(지적)을 하면 '안심하세요'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러나) 안심번호는 안심을 못하는 '불안심번호'"라며 국민공천제는 찬성하지만 안심번호제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안심번호제가 잘되기를 바라지만, 완벽하게 검증하지 않으면 미흡한 제도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원내대표는 "안심번호제도 일종의 모바일 투표 아닌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일부에서 투표 결과를 두고) 오류를 주장했을때, 확인할 수 있는 제도가 없으면 의심을 계속하게 된다. 지난 모바일 투표 때 이런 일이 있었다"며 "확실한 복기(검증) 방법이 없으면 제도로 도입돼선 안된다"고 했다.
비례대표 의석 수를 둘러싸고도 농어촌 의원들이 비례수 축소와 지역구 증원을 주장하며 충돌이 격해질 태세다.
황주홍 의원은 PBC라디오에서 "지역구를 줄이면 300만 농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며 "(야당은) 왜 여론이 지지하지 않는 방향을 고집하나"라고 비판했다.
◇ 혁신안 여진도 계속…비주류 움직일까 = 혁신위는 활동을 마감했지만, 혁신안을 둘러싼 후폭풍은 계속 이어졌다.
특히 인선을 미뤄온 현역 선출직 평가위원회 위원장직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지도부는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선정했지만, 조 교수는 19대 총선 당시 외부 공천심사위원을 지냈다는 점에서 비주류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이나 재야 원로인 김상근 목사가 제3의 후보로 부상하기도 했다.
혁신위가 야심차게 내놓은 '마지막 혁신안'인 인적쇄신안에 대해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새정치연합 의정부갑 지역위원회는 이날 상무위원회를 소집해 혁신위가 문희상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열세지역 출마 등 '살신성인'을 요구한 것을 비판했다.
이들은 결의서를 채택, "문 의원을 비롯한 전직 당 대표들에 대한 차출론은 비상식적이고 비현실적이다. 경악과 분노를 감출 수 없다"며 "새정치연합이 경기북부를 포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내홍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는 가운데 비주류의 움직임이 차츰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주승용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김한길 전 대표와 매일 만난다"며 "(김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도) 이런 의견에 공감하고 있으며, 이번 주 만나서 얘기를 나누겠다"고 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與 안심번호 공천 내분에 놀란 野” 집안 단속 주력
입력 2015-09-30 1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