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치스캔들로 여야 모두 바짝 긴장

입력 2015-09-30 17:37
과거 전직 일본 총리에게 거액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일로 물의를 빚었던 일본치과의사연맹(일치련)이 새로운 정치자금 스캔들을 일으켰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일본 정가에서는 11년 전의 악몽이 떠올려진다면서 사태가 어떻게 확산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자민당과 민주당 의원이 다 스캔들에 휘말려 여야 모두 검찰 수사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일본 검찰은 정권의 눈치를 상대적으로 덜 보면서 독립적으로 수사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도쿄지검 특수부는 30일 법정 상한액을 넘어선 정치자금 공여 사실을 감추기 위해 정치자금 수지보고서를 허위로 기재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일치련 회장 출신인 다카키 미키마사(70)와 쓰쓰미 나오후미(73), 부회장 출신인 무라타 요시노부(70) 등을 체포했다고 일본 언론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들은 2010년과 2013년 참의원 선거에 앞서 치과의사 출신인 니시무라 마사미(민주당), 이시이 미도리(자민당) 후보에게 제공가능한 금액의 연간 상한액(5000만엔)을 넘는 1억 엔(약 9억9000만원)과 9500만엔(약 9억400만원)을 각각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면서 처벌을 면하려고 한도 초과분은 다른 단체가 지원한 것처럼 서류를 허위로 꾸민 혐의를 받고 있다.

일치련은 하시모토 류타로 전 총리(별세)에게 1억 엔의 정치자금을 제공한 사실이 2004년 드러나 물의를 빚었다. 하시모토 측이 정치자금 수지 보고서에 그 돈을 기록하지 않아 관계자가 처벌받았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