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추석 연휴가 끝난 30일 당 안팎의 현안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8월 여름 휴가 직후 여야 간 쟁점이던 오픈 프라이머리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함께 논의하자는 '빅딜' 제안을 통해 주도권 회복을 시도했던 것과 비슷한 양상이다.
추석 연휴 내내 경남 양산 자택에 머문만큼 '추석 양산 구상'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이다.
문 대표로선 추석 전 혁신안 처리, 재신임투표 논란, 혁신위의 당 중진 살신성인 촉구 등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의 여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원심력을 최대한 차단하고 정국의 주도권을 쥐는 것이 급선무다.
대외적으로는 연휴 기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의 부산 회동을 통해 전격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고리로 정치개혁 이슈를 전면에 내걸었고, 당내 분위기도 괜찮은 편이다.
그동안 '봉숭아 학당'이라는 자조적인 평가까지 받았던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대다수 최고위원들이 큰 틀에서 협상 결과를 긍정 평가하면서 새누리당의 약속 이행을 주문하는 등 모처럼 한 목소리를 냈다.
문 대표 측은 "비주류에서 합의 결과를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전체적으로는 잘했다는 반응 아닌가 싶다"며 "문 대표도 공천 제도가 여야의 큰 현안으로 대두됐기 때문에 당분간 이 문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내부적으로 당내 통합이 최우선 과제라고 보고 이날 특보단과 중진 연석회의 구성을 지시하는 등 소통 확대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특보단은 10~12명의 원내외 인사가 참여하고, 비주류 인사를 대거 포함시켜 당내 현안과 정책에 대한 의견을 듣는 기구로 활용할 예정이다.
연석회의는 4선 이상 중진 의원 14명이 대상이며, 월 1회나 수시 회의를 통해 당내 현안에 대해 조언하는 창구로서 의미가 있다는 게 문 대표 측 설명이다.
문 대표 측은 "지금은 찬밥, 더운밥 가릴 상황이 아니라 화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문 대표는 다양한 세력과 시기,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격의없이 소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 대표의 행보가 얼마나 빛을 발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당장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놓고 안철수 전 대표 측이 "선거제 합의 없이 공천제를 합의했다"며 일의 우선순위가 바뀌었다고 비판하는 등 비주류 측의 공격이 예상된다.
당내 화합의 카드로 내민 특보단 역시 비주류 내에서 "문 대표의 구색맞추기용으로 이용당할 수 있다"는 부정적 인식이 적지 않아 얼마나 많은 참여를 이끌어낼지 지켜봐야 한다.
중진 연석회의 역시 간단치 않다. 중진 중에는 혁신위원회가 전직 당대표들을 열세지역 출마나 불출마 등 살신성인을 촉구하며 마치 '퇴물' 취급을 해놓고 이제와서 연석회의에 참석하라는 것이 말이 되냐는 불만이 적지 않다.
혁신위의 문 대표 부산 출마 요구, 공천 원천배제 조항에 따른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반발 등도 문 대표가 풀어야할 숙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문재인, ‘추석 양산구상’ 통했다...안심번호 공천 고리로 대여 주도권 장악?
입력 2015-09-30 17: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