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대동맥류’의 크기가 5cm를 넘어가면 1년 안에 터질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동맥류가 5cm 이상이면 수술을 권장하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동맥류는 우리 몸의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의 일부가 꽈리 주머니처럼 늘어지는 질환을 말한다. 심장에서 뻗어나온 대동맥은 보통 지름이 3cm 안팎이지만, 점점 늘어나 파열되는 순간 다량의 출혈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김준범 교수와 하버드 의대 토랄프 썬트 교수팀은 수술없이 약물 치료를 시행한 대동맥류 환자 257명을 대상으로 대동맥류 크기에 따른 1년 내 파열 확률을 예측했다.
그 결과 지름 5cm 미만의 대동맥류는 터질 확률이 1% 미만이었으나 직경이 커질수록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5cm에서는 파열 확률이 5.5~8%, 5.5cm에서는 11.2%, 6cm에서는 15.6%였다. 특히 7cm 이상에서는 28.1%로 가파르게 늘었다.
지금까지는 통상적으로 대동맥류로 크기가 5.5~6cm 이상일 경우 파열될 위험이 높다고 판단해 늘어난 대동맥류를 잘라내고 인공혈관을 잇는 수술을 권고했다. 그 기준에 정확한 근거가 없고 구체적으로 분석되지 않아 모든 환자에게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로 대동맥류 크기에 따른 파열 확률이 구체적으로 입증됐다. 또 적절한 수술 시기를 판단할 수 있어 대동맥 파열로 인한 사망 확률을 낮출 수 있게 됐다.
김준범 교수는 “흉부 대동맥류는 파열될 경우 급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질환이다. 전조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건강검진 등을 통해 일단 대동맥류 진단을 받으면 평생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심장학회 학술지 ‘서큘레이션’ 온라인판에 발표돼 편집장이 가장 주목하는 논문으로 선정됐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
‘가슴속 시한폭탄’ 5cm 넘으면 1년안에 터질 확률 급격히 커진다
입력 2015-09-30 16: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