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공직자 평가위원장...조은 교수 유력 속 이부영도 거론

입력 2015-09-30 16:33

새정치민주연합의 내년 4월 20대 총선 공천에서 현역 의원들의 물갈이를 좌우할 '선출직 공직자 평가위원회' 위원장직에 이부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주목된다.

앞서 새정치연합은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를 유력 후보로 물망에 올리고서 본인의 수락까지 받았지만, 비주류 일각에서 조 교수의 19대 총선 공천 참여를 문제삼아 반발하고 나서 최종결정이 미뤄지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다른 후보의 이름이 등장하자 일부에서는 지난 5월 새정치연합이 혁신위원장으로 조국 서울대 교수를 임명하려다 비주류의 반발에 부딪혀 김상곤 위원장을 최종 낙점했을 때와 유사한 상황이 되풀이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대표는 30일 추석 연휴 이후 첫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평가위원장 인선문제를 폭넓게 논의해 보자고 제안했다.

평가위의 평가에서 하위 20%에 포함된 의원들은 공천에서 원천배제되는 등 민감한 사안임을 고려, 평가위원장 임명과정에 최대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에서는 비주류 의원들을 중심으로 조 교수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최고위원은 "19대 총선 공천이 잘못됐다는 점이 아직도 당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며 "예전 경력 탓에 '친노 인사'라는 오해를 사면 분란의 빌미가 될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추미애 최고위원이 이 전 의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추 최고위원은 회의 후 "이 전 의장의 경우 당을 잘 알고 있는데다, 정계은퇴를 선언한 만큼 사심없이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포퓰리즘으로 흐르거나, 계파의 이익에 얽매이지도 않을 분"이라고 설명했다.

추 최고위원은 "아직 개인 의견일 뿐이며, 이 전 의장의 의견을 묻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추 최고위원의 의견에 주승용 최고위원 등은 동의했지만, 일부에서는 이 전 의장이 현역 의원들과 친분이 있는 만큼 본인에게 부담이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서는 이 전 의장과 함께 재야 원로인 김상근 목사도 후보군으로 거론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고위원들은 일단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다음에 논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당내에서는 비주류를 중심으로 조 교수에 대한 반대가 만만치않은 상황에서 이 전 의장 카드 등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그러나 여전히 조 교수를 사실상 내정한 상태에서 원점으로 되돌리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의견이 다수를 이루고 있다.

당 핵심관계자는 "원래대로라면 당규 제정 후 한달 이내인 이달 20일 전까지 평가위 구성을 완료했어야 했다. 논의를 무작정 오래 끌 수는 없는 상황"이라면서 "다른 후보들이 수락할지도 불투명하다. 원점으로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