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간청에도 美조지아주, 여성 사형수 처형 강행

입력 2015-09-30 16:11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미국 방문 기간 사형제 폐지를 촉구한 데 이어 한 미국 여성 사형수에 대한 형 집행을 막아달라고 부탁까지 했지만, 미국 당국이 처형을 강행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조지아 주는 30일(현지시간) 새벽 잭슨의 주립 교도소에 수감돼 있던 사형수 켈리 기센다너(47)에게 독극물 주입 방식으로 형을 집행했다.

기센다너는 내연남과 공모해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1997년 사형 판결을 받았다.

조지아 주에서 여성에 대해 사형이 집행된 것은 1945년 백인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흑인 여성 레나 베이커 이후 70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주재 교황청 대사인 카를로 마리아 비가노 대주교는 전날 교황을 대신해 정의와 자비를 보여줄 수 있는 다른 형벌로 대체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조지아주 사면·가석방위원회에 보냈다.

하지만 가석방위원회와 연방대법원, 조지아주 대법원 모두 응하지 않았다.

기센다너와 달리 그의 남편을 흉기로 살해한 내연남 그레고리 오언은 범행을 자백해 종신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며, 2022년 가석방 자격을 얻게 된다.

기센다너가 직접 살인을 하지 않았음에도 사형 선고가 내려진 데 대해 종교 단체로부터 비판이 제기돼왔다.

기센다너에 대한 사형 집행은 지난 2월과 3월 두 차례 연기됐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