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가을야구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섰다. 가을 냄새를 맡은 SK가 투타(投打)에서 더욱 안정적인 전력을 구축하고 있다. SK는 최강 삼성 라이온즈도 해내지 못했던 6년(2007~201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팀이다. 왕년의 가을 강자 SK의 시즌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모습이다.
SK는 29일 kt 위즈를 10대 0으로 완파하고 시즌 67승 2무 71패, 승률 0.486을 찍고 단독 5위 자리를 고수했다.
나란히 140경기를 치른 6위 한화 이글스가 66승 74패(승률 0.471)이고 7위 KIA 타이거즈가 138경기에 65승 73패(승률 0.471)다. SK가 5강행 막차 티켓을 확보할 가능성은 아주 높아졌다. SK가 남은 네 경기를 모두 이길 경우 자력으로 5위가 가능하다. 3승 1패를 하면 한화는 탈락하고, KIA는 6경기에서 전승을 거둬야 5위가 된다. 1승 3패를 하더라도 한화가 3승 1패, KIA가 4승 2패 이상의 성적을 거두지 못한다면 SK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게 된다.
SK는 최근 투타 모두 안정을 찾아가면서 ‘가을 DNA’를 맘껏 뽐내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7승 3패다.
타격에선 무엇보다 이적생 정의윤이 큰 몫을 하고 있다. 프로 데뷔 이후 줄곧 LG 트윈스에 있다가 7월 24일 트레이드된 정의윤은 SK 4번 타자로 자리를 굳혔다. 특히 이적 후에만 올 시즌 LG에서 하나도 못 친 홈런 14방을 터뜨릴 정도로 달라졌다. 정의윤이 4번을 책임지자 5번으로 옮겨간 외국인 선수 앤드류 브라운도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 0.344 맹타를 휘둘렀다.
‘가을남자’들도 부활 중이다. 왕조 시절 SK의 간판타자였던 박정권은 전날 kt전 솔로포로 이호준(2002∼2005년)과 최정(2010∼2013년) 이후 SK 타자로는 세 번째로 2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나주환도 폭발하기 시작했다. 같은 날 사이클링 히트에서 3루타가 빠진 4타수 4안타의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외국인 투수들도 팀의 ‘가을 DNA’를 이식받고 있다. 메릴 켈리는 kt를 상대로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선발 3연승을 달리고 있다. 크리스 세든은 지난 9일 롯데전부터 선발 4연승을 질주하고 있다. 김용희 감독은 “시스템 야구가 조금씩 발을 내딛고 있는 중”이라며 “남은 일정에서 총력전을 펼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SK “2년 만에 가을야구 보인다” 남은 4경기 전승하면 자력 진출
입력 2015-09-30 17: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