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외무, 유엔총회장 옆자리에 부동산 개발업자 동거남 앉혀 구설

입력 2015-09-30 16:29
호주의 줄리 비숍 외무장관이 뉴욕 유엔총회 회의에 참석하면서 자신의 동거남을 옆자리의 호주 대표단석에 앉힌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구설에 올랐다.

여성인 비숍 장관은 지난 25일 뉴욕 유엔총회장에 호주 대표로 참석하면서 옆자리에 동거남인 부동산 개발업자 데이비드 팬튼을 앉힌 것으로 드러났다고 호주 언론이 30일 보도했다.

이날 유엔총회장은 미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전 세계 지도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기로 돼 있어 특히 관심을 모은 자리였다.

야당인 노동당은 비숍 장관이 유엔총회에 진지한 자세로 임했는지 의문시된다며 비난을 쏟아냈다.

야당 노동당의 대표 대행인 탄야 플리버섹은 ABC라디오 방송에 관람석도 아니고 유엔총회장의 호주 대표단 자리를 차지하도록 한 것은 “이상한 장면”이라고 꼬집었다.

플리버섹은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의원이 의회 회의장 안에 손님을 데려가 옆자리에 앉도록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노동당의 매트 시스틀스웨이트 의원도 “이런 모습을 전혀 본 적이 없다”며 “비숍 장관은 전에도 유엔에서 친구나 선거구민을 옆자리에 앉도록 했다고 하는데 호주의 대사나 유엔상주대표보다 친구들을 앉히는게 더 중요한가”라고 반박했다.

비숍 장관 측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비숍의 파트너 팬튼이 정부 대표단의 일원은 아니지만, 자신의 일정에 따라 뉴욕에 왔고 항공료도 스스로 부담했다고 설명했다.

비숍 장관 스스로도 이 문제를 신중한 판단 아래 결정했다며 “유엔의 의전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고 전혀 문제 될 것이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라고 해명했다.

비숍 장관은 야당 시절인 지난 2012년 당시 봅 카 외무장관이 9차례 해외를 방문하면서 8번이나 아내를 동행, 세금을 썼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난해 유엔총회 당시 토니 애벗 총리의 옆자리에는 유엔주재 호주 대사가 앉았다.

비숍 장관은 2007년부터 당 부대표 자리를 계속 차지하면서 ‘영원한 부대표’로 불리고 있으며 이달 중순 말콤 턴불 현 총리의 ‘당내 쿠데타’ 때는 주역 중 한 명으로 꼽히면서 현 정부 실세로 평가받고 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