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 도전한 미셸 플라티니(60·프랑스)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의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FIFA 비리를 수사 중인 스위스 연방검찰의 칼끝이 플라티니에게로 향하자 그를 지지하고 있는 유럽 가맹국들의 표심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스위스 연방검찰은 관리부실과 배임 등 혐의로 제프 블라터(79·스위스) 현 FIFA 회장을 수사하고 있다. 수사 내용엔 블라터가 2011년 2월 플라티니에게 200만 스위스프랑(약 24억원)을 지급한 것도 포함돼 있다. 플라티니는 이와 관련해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스위스 연방검찰의 조사를 받았다. A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카엘 라우버 연방검사는 30일 “우리가 플라티니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며 “플라티니 회장의 신분은 참고인과 피의자 사이의 어딘가에 있다”고 말했다.
플라티니는 성명에서 “1999년 1월부터 2002년 6월까지 FIFA에서 기술고문으로 일한 대가를 2011년 2월에 지급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스위스 연방검찰은 200만 스위스프랑이 플라티니가 뒤늦게 받은 급여가 아니라 비리 행위에 동조한 대가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플라티니는 “당시 FIFA의 재정이 좋지 않아 급여를 뒤늦게 받은 것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FIFA는 1999년부터 2002년 사이 1억1500만 스위스프랑(약 1414억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BBC의 댄 로언 스포츠부장은 홈페이지에 올린 칼럼에서 “잉글랜드축구협회(FA)와 스코틀랜드축구협회 등이 이번 선거를 앞두고 플라티니를 강하게 지지해 왔으나 ‘너무 성급하게 지지 후보를 정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플라티니가 FIFA 독립기구인 윤리위원회에 회부돼 징계를 받을 것이란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플라티니가 징계를 받을 경우 후보 자격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 그가 FIFA 선거관리위원회의 사전 검증을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회장 선거는 내년 2월 26일 치러진다.
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29일 보도 자료를 내고 “FIFA는 현재 붕괴 상태에 직면해 있다. 현재의 긴박한 상황을 고려하면 FIFA와 각 대륙연맹은 비상대책기구 설립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요구했다. 이번 사태로 알리 빈 알 후세인(40) 요르단 왕자가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 베팅업체들은 예상 당선자 1순위에 플라티니 대신 알리 왕자의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FIFA 회장 도전장 던진 플라니티 입지 흔들
입력 2015-09-30 1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