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부터 국내 유통업계 사상 최대의 할인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가 열린다. 그러나 규모에 비해 터무니없이 낮은 할인율과 품목에 실망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내수 진작을 위해 소비를 독려하는 정책으로 포장했지만 정작 실상은 생색내기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원성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30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마트에서 판매 중인 과자의 가격표 사진이 올라왔다.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라고 적힌 가격표에는 1290원에서 1200원으로 조정한 값이 적혀 있다. 할인 행사의 대명사인 ‘블랙프라이데이’를 걸어 놓고 90원을 깎아 놓은 것이다.
네티즌들은 “90원이나 할인해 주다니 황송하다” “인심 후하네” “어느 마트인지 배포도 크다” “90원 할인이면 가게 망하는 것 아니냐”며 해당 상황을 풍자하는 댓글을 달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는 미국에서 유래한 할인 행사로, 이전까지 장부에 표기됐던 적자(red figure)가 흑자(black figure)로 전환된다는 의미에서 ‘블랙’이라는 단어가 쓰였다. 영국의 할인 행사인 ‘박싱데이’와도 유사하다. 이때 해당 국가의 연간 소비 중 상당 부분이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 우리 정부와 유통업계가 손잡고 ‘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를 기획했다. 지난해부터 개최됐으나 재고 상품의 비중은 높고 할인 폭은 좁아 소비자의 불만을 샀다. 올해는 다음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열린다.
라효진 기자 surplus@kmib.co.kr
블랙프라이데이가 한국에 오면?…“90원 할인 고오맙습니다”
입력 2015-09-30 14:25 수정 2015-09-30 1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