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몇 의사들은 일부 정보 프로그램 등에서 방귀 횟수가 잦아지고 냄새가 심해질수록 건강에 이상이 있는지 살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전문 학회는 이런 걱정 상당수를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대한대장항문학회(이사장 박규주)는 지난 7월31일부터 8월4일까지 10∼60대 2000명을 대상으로 ‘방귀와 건강’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82.1%가 방귀 냄새와 건강이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30일 밝혔다. 방귀횟수와 건강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도 51.8%나 됐다.
응답자들의 하루 평균 방귀횟수는 1∼4회 45.2%, 5∼9회 29.8% 등으로 약 75%가 10회 미만이었다. 이는 건강한 성인의 하루 평균 방귀 횟수는 10∼20회, 총 500∼1500㎖가량의 가스를 배출한다는 기존의 연구보고서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학회는 많은 사람이 자신의 실제 방귀 횟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학회 박규주 이사장은 “방귀가 잦고, 냄새가 지독하다며 대장 질환을 의심하는 사례가 많지만 심각한 질환과 관련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방귀 냄새는 섭취하는 음식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특히 황을 포함한 성분이 지독한 냄새를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박 이사장은 “체중 감소, 설사, 복통, 복부팽만, 식욕감소 등의 장 증상이 평소와 다른 방귀 증상과 함께 동반된다면 검사가 필요하지만 냄새와 횟수만으로 건강을 의심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대장항문학회 "방귀 횟수·냄새로 건강 판단하는 건 잘못"
입력 2015-09-30 1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