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지난 28일 전격 합의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대해 청와대가 "우려스러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라고 정면 비판하며 김 대표의 행보에 또 다시 제동을 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30일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공천제가 굉장히 바람직한 것으로 알려지는 상황에서 우려할 점을 얘기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라며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의 문제점을 5가지로 제시했다.
이 관계자는 "첫째, 과연 역선택을 차단할 수 있느냐, 민심 왜곡을 막을 수 있느냐는 문제가 있다"며 "지지정당을 묻고 조사한다고는 하지만 역선택, 결과적으로 민심왜곡을 막을 수 있느냐 하는 우려가 가장 크다"고 말했다.
또 "둘째, 통상 전화여론조사의 응답률이 2%도 안 된다"며 "이 경우 조직력이 강한 후보에게 유리해지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어 "인구 수가 적은 지역구는 안심번호에 동의한 유권자의 노출이 쉽고 얼마든지 조직 선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셋째, 선거관리위원회가 관리하면 비용이 많이 든다"며 "이를 국민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냐, 국민공천이라는 대의에 공감하기보다는 세금공천이라는 비난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넷째, 전화여론조사와 현장투표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도 간과할 수 없는 점"이라고 했다.
끝으로 "다섯째, 이처럼 중요한 일들이 새누리당에서 내부적인 절차 없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졸속이라는 비판이 나오는데, 이것이 바람직한 것이냐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여야 대표의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 합의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정치권에서 논의 중인 사안에 대해 청와대에서는 언급하지 않겠다"며 논평을 삼갔다.
이어 민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합의에 대한 보고를 받느냐는 질문에는 "자리 비운 동안의 여러 사항에 대해 보고를 받는 게 당연한 것 아닌가"라고 답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25∼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 머물며 제70차 유엔총회, 유엔개발정상회의 기조연설 등의 다자 정상외교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오전 6시쯤 전용기편으로 귀국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청와대, 김무성 작심 비판...완전히 갈라서나” 안심번호 공천제,5대 우려 제시
입력 2015-09-30 1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