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분 속 대선행보 비난 여론 의식?” 문재인, 내달 중순 예정 중국방문 취소

입력 2015-09-30 12:28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내달 중순으로 추진했던 중국 방문 계획을 30일 취소했다.

문 대표는 내달 14∼16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개최되는 '아시아 실크로드 정당회의'와 맞물려 12∼16일 4박5일 일정으로 중국 방문을 추진했으나 국내외 상황을 감안, 일단 보류하고 다시 협의키로 했다고 유은혜 대변인이 국회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번 중국 방문은 아시아 실크로드 정당회의 참석과 함께 문 대표의 '경제통일' 구상에 따라 한반도 '신(新) 경제지도'의 구체적 실천방안을 모색하고 비전을 제시한다는 차원에서 추진돼왔다.

이에 따라 정당회의에는 문 대표를 대신해 주승용 최고위원이 대표단을 구성해 참석키로 했다.

앞서 문 대표는 지난 추석 연휴 기간 10월 방중을 취소키로 입장을 정하고 박광온 비서실장을 통해 주 최고위원에게 대참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저의 방중은 아시아정당대회 이후에 다시 추진하려고 한다"고 재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번 방중 계획이 취소된 것은 국내 정치사정과 함께 현지 일정 조율 문제 등이 복잡하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는 신경제지도 구상 등과 관련, 단둥(丹東), 훈춘(琿春) 등 북한과 인접해있는 동북3성 지역 방문을 강력히 희망했으나 일정 조정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중국측에서 정당회의에 60개국 정당이 참여하는 만큼 동북3성까지 의전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했고, 또다른 관계자는 "중국 쪽에서 동북3성 방문에 대해서는 일단 9∼10월은 '불허'한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여야 대표간 채널로 넘어온,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도 관련 협상과 혁신안을 둘러싼 당내 갈등 등 녹록지 않은 국내 정치현안을 감안,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한 인사는 "당 내부가 깔끔하게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나가면 비주류 쪽에서 '이 와중에 대선 행보 한다'고 곱지 않을 시선을 보낼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일각에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면담 일정이 잡히지 않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고개를 들었으나, 당 관계자들은 "처음부터 시 주석과의 면담이 쉽지 않은 상황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직접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애초 이번 방중 일정은 지난 6월 방한해 문 대표를 면담한 장더장(張德江)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의 초청에 따라 추진됐으나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앞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작년 10월 중국을 방문, 시 주석을 면담한 바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