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전선에 매몰돼선 안된다?” 문재인 출마지역 '수도권 및 호남 출마론도 고개

입력 2015-09-30 12:23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내년 총선 출마지역을 둘러싸고 당내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혁신위원회가 불출마를 선언한 문 대표에게 부산출마를 요구하며 불씨를 댕긴 데 이어, 30일에는 수도권 출마론까지 고개를 들었다.

수도권 출마를 주장하는 의원들은 수도권에서 문 대표가 여당의 '거물급' 후보에 승리를 거둔다면 전체 선거판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강기정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나와 "당의 전략적 판단이 당연히 우선돼야 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문 대표가 지역구에 나서야 한다면 수도권 어딘가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 의원은 "혁신위는 부산에 나가야 한다고 하지만, 과거 2012년 총선에서도 '낙동강 전선'을 쳐서 돌풍을 일으키려다 오히려 전선에 매몰된 적도 있다"며 "낙동강 전선보다 전체 전선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송호창 의원도 "문 대표는 부산이 아니라 서울로 와야 한다"고 거들었다.

송 의원은 "야당 입장에서 부산이 전략지역이 된 적은 없다. 항상 서울에서 얼마나 표를 얻느냐가 전국 상황을 가르는 기준"이라며 "문 대표도 서울로 와서, 가장 중심적인 정치 1번지에 가서 강력한 여당 후보와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해서도 "노원이든 어디든 전략적 차원에서 고민하고, 서울 중심지에서 여당 후보와 경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혁신위의 권고대로 문 대표가 부산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계속됐다.

특히 부산지역 당원들을 중심으로는 문 대표와 안 전 대표가 부산에 동반출마해 영남에서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요구가 점차 거세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 역시 부산시당 지역위원장과의 오찬에서 "여러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부산에서 같이 뛰는 지역위원장들이 의견을 모아준다면 부산 위원장들의 의견을 비중 있게 받아들이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표에 비판적인 비주류 진영 내에서도 부산출마 요구가 나오고 있다.

비주류인 황주홍 의원은 PBC라디오에서 "대선 당시에는 지역구를 포기하지 못했다가 패했다. 그러더니 이번에는 느닷없이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 선언을 했다"며 "저는 당시 이것만으로도 대표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었다. 문 대표는 당연히 원래 지역구인 부산에 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새정치연합을 탈당한 박주선 의원은 문 대표의 '호남출마론'을 언급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지난 25일 "(새정치연합 주류진영은) 저에게 호남 민심을 왜곡한다고 하는데, 문 대표가 광주에 내려와 출마했으면 좋겠다"며 "저와 함께 출마해 민심을 왜곡한 것인지 아닌지 여부를 심판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