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내부서도 안심번호제 후폭풍” 다시 링 위에 오른 내분 2라운드

입력 2015-09-30 12:18

여야 대표의 공천룰 합의안이 새정치민주연합 내홍의 새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주류진영에서는 안심번호제가 부작용이 우려되는 것은 물론 특정 세력에만 유리한 제도라는 비판까지 나오고있다. 여기에 농어촌의원들 사이에서는 비례대표 수를 줄이고 지역구 수를 늘리라는 요구가 터져 나오는 등 총선이 다가오며 결국 공천문제가 갈등의 핵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더불어 선출직 평가위 인선, 탈당자 복당 불허 등 혁신안 후속조치를 두고도 의견이 부딪히면서, 내분 봉합에 험로가 거듭되고 있다.

당내에서는 30일 문재인 대표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의 협상에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를 골자로 한 공천방식에 잠정 합의한 것을 두고 잡음이 계속됐다.

지도부는 "야당 혁신안에 이미 포함된 사안"이라며 논란의 여지가 없다는 점을 부각시켰지만, 비주류 진영에서는 반발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트위터에서 "잘못이 있을 때 설명(지적)을 하면 '안심하세요'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그러나) 안심번호는 안심을 못하는 '불안심번호'"라며 국민공천제는 찬성하지만 안심번호제에는 반대한다"고 밝혔다.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안심번호라는 데 안심할 수 있나"라는 말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비주류에서는 친노(친노무현)·주류진영에 유리한 제도가 아니냐는 우려도 고개를 들고 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안심번호제도 일종의 모바일 투표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에서 투표 결과를 두고) 오류를 주장했을때, 확인할 수 있는 제도가 없으면 의심을 계속하게 된다. 지난 모바일 투표 때 이런 일이 있었다"며 "확실한 복기(검증) 방법이 없으면 제도로 도입돼선 안된다"고 했다.

비주류인 송호창 의원도 TBS라디오에서 "안심번호제는 여론조사로 후보를 결정한다는 것인데, 민주주의 기본 원리에 반대된다"고 했다.

그러나 주류인 최재성 총무본부장은 YTN라디오에서 "일부 의원들의 비판은 안심번호제에 대한 기본적 인식이 뒷받침되지 않은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최 본부장은 "안심번호제는 오픈프라이머리 개념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하시던 분들이 오히려 반대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번 합의는 문 대표가 대승적으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수용한 형국"이라고 강조했다.

비례대표 의석 수를 둘러싸고도 농어촌 의원들이 비례수 축소와 지역구 증원을 주장하며 충돌이 격해질 태세다.

황주홍 의원은 PBC라디오에서 "지역구를 줄이면 300만 농민들이 피해를 보게 된다. 여당은 국민 지지를 받는 쪽으로 움직이는데, (야당은) 왜 여론이 지지하지 않는 방향을 고집하나"라고 비판했다.

호남의원들은 다음달 2일 문 대표를 방문해 이런 뜻을 전할 계획이다.

권역별 비례대표제 논의가 부실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 원내대표는 SBS 라디오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를 거론하지 못한 것이 패착"이라고 했다.

문 대표는 이에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해) 아쉽다. 상대가 있는 일이니까…"라고 짧게 답했다.

혁신위는 활동을 마감했지만, 혁신안을 둘러싼 후폭풍은 계속 이어졌다.

특히 인선을 미뤄온 현역 선출직 평가위원회 위원장직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지도부는 조은 동국대 명예교수를 가장 유력한 후보로 선정했지만, 조 교수는 19대 총선 당시 외부 공천심사위원을 지냈다는 점에서 비주류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19대 총선에) 관여하신 분이라 그 사실 하나만으로 거부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혁신위가 야심차게 내놓은 '마지막 혁신안'에도 반발이 이어졌다.

주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가 탈당 및 신당 합류자의 경우 복당을 불허하라고 촉구한 것과 관련, "이해하기 힘들다. 당을 떠난 인사들을 통합해야 대선 승리가 가능하다"며 "문 대표도 통합을 주장했다"고 말했다.

내홍이 좀처럼 봉합되지 않는 가운데 비주류의 움직임이 차츰 활발해지는 모습이다.

주 최고위원은 "김한길 전 대표와 매일 만난다"며 "(김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도) 이런 의견에 공감하고 있으며, 이번 주 만나서 얘기를 나누겠다"고 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