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1일부터 열릴 예정인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러나 기대보다는 무관심하거나 비난하는 의견이 주를 이룬다. 과연 저렴하긴 할지 의문이라는 의견과 명절 직후 열리는 대규모 세일이라는 점을 들어 아이들의 코 뭍은 용돈을 노린 호객행위라는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경제 관계 장관회의에서 내수 진작과 소비 활성화를 위해 기획, 준비된 국내 최초의 최대 규모 할인행사인 ‘코리아 블랙 프라이데이’가 다음달 1일부터 14일까지 2주간 진행된다.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 추수감사절 다음날부터 연말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할인 행사로 연간 소비의 20%가 발생한다는 점에 착안해 정부가 국내 소비 활성화를 위해 유통업계와 함께 기획한 대규모 합동 세일행사다.
이번 행사에는 롯데와 신세계 등을 비롯한 백화점 71개, 대형마트 398개, 편의점 2만5400개 등이 참여한다. 또 전통시장 200여 곳, 11번가와 G마켓 등 16개 온라인 쇼핑몰 등 2만7000여개 점포도 동참한다. 할인율은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50~70%에 이를 전망이다. 각종 사은행도 마련됐다. 특히 올해는 기존 외국인 대상에서 내국인 대상으로 확대 추진해 기존과 차별화 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토대로 대대적인 홍보에 나섰지만 온라인 곳곳에선 비난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다. 세일 참여 업체들이 역대 최다라는 점에서 기대가 된다는 의견이 없는 건 아니지만 대부분은 지난해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지난해 정부가 주도한 블랙프라이데이는 대대적인 홍보와 달리 높은 할인율을 자랑한 상품이 극소량에 불과해 미끼상품 논란에 휩싸였다. 대부분은 유행이 지나도 한참 지난 재고물량이어서 소비자들을 우롱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올해도 백화점에서는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고가의 사치품 이른바 ‘명품’ 브랜드들은 행사에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어서 지난해와 같은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유통업체인 롯데 백화점 본점은 “블랙 프라이데이에 참여하는 명품 브랜드는 없다”고 답했고 신세계 본점에서도 “1층 본점을 비롯한 전 매장에서 명품 브랜드는 할인행사에 참여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신세계 백화점의 경우 잡화 매장을 기준으로 닥스와 메트로시티, 질스튜어트 정도의 브랜드가 블랙 프라이데이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들 브랜드는 평소 자주 세일하는 브랜드로 할인 혜택이 특별하다고 말하긴 어렵다.
아울러 명절 직후 개최된다는 점에서 가을 정기 세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비난 여론도 거세게 일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은 명절 직후 열리는 세일 행사라는 점을 들어 아이들의 코 뭍은 추석빔 용돈을 노린 호객행위라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대상 상품조차 고지하지 않고 블랙 프라이데이라니”
“추석 이후 한 달은 쇼핑 금진데 할인율 70% 블랙 프라이데이라고 해도 그림에 떡이다”
“지난해처럼 악성 재고 털기에 급급할 게 불 보듯 뻔하다”
“유통업계 재고비용 줄여주는 정부의 블랙 프라이데이는 내수 활성화가 아닌 위화감 조성이 목적인 듯”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명품 할인 안 돼요”…한국판 블랙 프라이데 재고 털기 논란
입력 2015-09-29 16: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