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조요정에 이어 여왕 타이틀까지 거머쥔 손연재(21·연세대)가 갈라쇼를 열었습니다. 오랜만에 국내 팬들을 만난 자리였죠. 쇼가 끝난 뒤에는 ‘성공적이었다’는 평이 담긴 기사가 쏟아졌습니다. 정말 그랬을까요? 일부 팬들의 생각은 좀 달랐습니다.
손연재는 추석 연휴였던 지난 26~27일 양일간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메이킨Q 리드믹 올스타즈 2015’ 공연을 개최했습니다. 성대한 쇼였죠. 세계 랭킹 2위 마르가리타 마문(19·러시아)와 3위 알렉산드라 솔다토바(17·러시아) 등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게스트로 참여했습니다. 주인공은 물론 손연재였고요.
선수들은 한국적인 멋과 음악이 어우러진 리듬체조 무대를 선보였습니다. 한가위에 딱 맞는 콘셉트였습니다. 더구나 우리나라 체조 유망주들의 깜찍한 공연까지 마련돼 의미를 더했습니다.
하지만 28일 인터넷 여론은 사뭇 차가웠습니다. ‘손연재 갈라쇼 직전 상황’이라는 제목의 글이 퍼졌습니다. 갈라쇼를 찾은 한 관객이 직접 찍은 사진들이 담겼는데요. 쇼가 열리기 약 10분 전 상황으로 보입니다.
의아한 건 텅텅 비어있는 객석입니다. 양일 공연에 2만여명의 관객이 몰렸다는 내용의 기사가 여럿 나왔습니다. 헌데 공개된 사진을 보니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는 이가 많습니다.
1·2층 모두 듬성듬성 객석이 찼습니다. 몇 사람이 앉아있는지 어림잡아 헤아릴 수 있을 정도입니다. 떠들썩했던 홍보 문구들과 달리 사뭇 초라해 보이는 전경입니다.
손연재 팬 사이트를 시작으로 퍼진 이 글에는 “이 정도일줄 몰랐다” “이렇게 표가 안 팔리는데 대체 어떻게 갈라쇼를 계속 여는 건지 모르겠다” “저 중 유료 관객은 몇이나 될까 궁금하다”는 등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초대권이 다수 풀렸다더라”는 말까지 나왔죠.
물론 사진이 찍힌 시점 이후 관객들이 우르르 입장해 자리를 채웠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양일 공연 모두 참석했다는 한 관객은 “첫째 날은 3분의 2, 둘째 날은 반쯤 찼던 걸로 기억한다”고 말했습니다.
주최 측은 1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2만명이라는 숫자는 잘못 알려진 것”이라며 “양일 5000명 정도의 관객이 들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당일 주차 문제로 관객 입장 시간이 늦어져 공연 시작에 임박해서야 많은 관객이 들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왜’ 이런 부정적인 반응이 나왔느냐는 겁니다. 실망한 반응들은 사실 관객 수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객석이야 언제든 빌 수도 찰 수도 있는 것이죠.
엔딩 무대에서 다른 선수들과 달리 손연재만 박자와 동작을 여러 번 틀렸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됐습니다. 뭔가 완벽하지 않은 공연이었다는 얘기죠.
손연재는 공연 이후 가진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한 공연 중에 가장 성공적이었고 완성도가 높았다”며 “관객들도 좋아해주셔서 개인적으로 기쁘고 뜻 깊은 공연이었다”는 소감을 전했습니다. 관객 인식과의 간극이 보이는군요. 이를 줄여나가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손연재 갈라쇼 객석 꽉 찼다고?” 공연 직전 사진 시끌
입력 2015-09-28 14:10 수정 2015-10-01 1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