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단가 인하 본격화, 우리 수출에 악영향 우려

입력 2015-09-27 11:30
엔화 약세로 기업의 수출단가(달러 기준) 인하가 본격화되면서 앞으로 우리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우려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는 27일 ‘엔화 약세의 우리 수출 영향’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원·엔 환율 1% 하락시 우리의 대세계 수출물량은 약 0.49% 감소하는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지난 7월 이후 일본 수출단가 인하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면서 제3국 시장에서 우리의 가격 경쟁력 악화와 시장점유율 하락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환율은 2013년 22.3% 상승한 데 이어 지난해 8.5% 상승했고 올해는 지난 8월까지 전년동기간대비 18.1% 증가하는 등 약세가 심화되고 있다. 원·엔 환율은 2013년 20.5%, 지난해 11.3% 하락한 데 이어 올해는 지난 8월까지 지난해보다 9.5% 떨어졌다. 엔화 약세에 힘입어 일본기업의 수출단가가 인하돼 지난해 일본 수출 물량 증가율은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됐으며 올해는 지난 7월까지 지난해보다 1.2% 증가했다.

반면 우리의 대일 수출은 엔저가 본격화된 2012년 이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으며 올해 들어 부진이 심해지고 있다. 지난 7월까지 대일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3% 감소했다. 석유제품은 46.3%나 감소했으며 철강판은 33.5%, 무선통신기기는 5.0%가 감소해 주요 품목의 수출이 모두 부진했다. 전기전자, 금속제품, 철강제품의 경우 원·엔 환율이 1% 떨어지면 수출물량은 0.7~1.0%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일 수출 기업의 경우 엔화 결제비중이 높아 달러기준 수출액도 줄었다.

보고서는 “주요 투자은행들이 내년 엔·달러 환율에 대해 올해보다 상승할 것으로 전망함에 따라 엔화약세가 지속되면서 우리 기업의 시장점유율이 하락하고 수출 채산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엔저 장기화에 대비해 수출 기업은 꾸준히 환율을 모니터링해야 하고 장기적 경쟁력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대일 수출 기업은 결제통화 다변화 및 환변동 보험 등을 활용한 환리스크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