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복장 모습 따라하면 총살형?” 최룡해, 풍년바지 입었다가 옷갈아입어

입력 2015-09-26 11:38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최근 간부들에게 자신의 복장과 모습을 따라하지 말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RFA는 25일(현지시각) “9·9절(국경절) 이후에 있었던 간부강연회에서 김정은의 복장이나 행동을 따라하지 말라는 지시가 지방 당 간부들에게 전달됐다”고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복장이나 머리 형태를 따라하는 것은 간부들의 오래된 관행”이라며 “고급 양복사들에게 김정은의 옷과 같은 것을 주문했던 간부들이 이를 취소하느라 분주하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경우 간부들이 자신의 옷차림부터 글씨까지 흉내내도록 장려하며 이를 충성심의 표현으로 간주했다고 설명했다.

자강도의 다른 소식통은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9·9절 행사에서 ‘풍년바지’를 입었다가 김정은으로부터 지적을 받고 바지를 갈아입고 와야했다는 이야기가 간부들 사이에서 돌고 있다”고 RFA에 전했다.

‘풍년바지’는 몸에 어울리지 않게 품이 넓은 바지를 가리키는 북한식 표현이다. 김정은이 최룡해에게 수모를 준 것은 자신을 흉내내는 자들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는다는 의미라고 이 소식통은 분석했다.

소식통들은 “김정은의 이번 지시는 간부들의 아부행위를 제재하려는 의도도 있겠지만, 자신을 신격화하기 위해서라며 비판하는 간부들도 많다”고 전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