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권 주자들은 이번 추석 명절을 어떻게 보낼까.
개성이 뚜렷한 잠룡들인 만큼 조금씩 색깔은 다르지만, 대체로 적극적인 민생 행보에 나서는 주자들과, 조용히 정국 구상을 하는 인사들로 나뉘는 듯한 모습이다.
여야로 구분하자면 아무래도 현직 의원과 광역단체장을 맡은 야권 주자들이 대체로 '활동파'에 가깝고, 전직 의원이나 단체장 등이 적지않은 여권 주자들은 상대적으로 눈에 띄는 움직임이 적어 보인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연휴에 자택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고향이자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에도 가볼 계획이다.
하지만 오는 28일 당 지도부와 국회 정치개혁특위 의원들을 여의도당사에 소집해 내년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 문제 등을 논의키로 하는 등 '업무 모드'도 해제하지 않고 있다.
연휴 직후인 30일 의원총회에서 자신의 명운을 건 국민공천제(오픈 프라이머리)를 비롯한 선거·공천 제도를 논의하기로 예정된 점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한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에서 직전 원내대표를 지낸 유승민 의원은 지역구인 대구 동구을로 내려가 지역 주민들의 민심도 듣고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부친 유수호 전 의원도 문안할 예정이다.
'원내대표직 사퇴 파동'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인 만큼 모처럼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내고 정국 구상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 수성갑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는 서울에서 차례를 지내는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연휴를 지역구에서 보낼 계획이다.
지역구에 거주하는 친인척들을 찾아가 만나고 명절에 비상근무를 서는 지역구 치안센터 등을 방문해 근무자들을 격려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차분히 자택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석좌교수를 맡은 고려대학교 강의를 준비하고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구상하는 시간을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내년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지 않은 만큼 외부 일정을 소화할 일은 당분간 없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26일 부산시당 관계자들과 함께 시티투어 미니 버스인 '만디버스'를 타고 지역 상가와 협동조합 등을 돌며 민심을 청취한다.
추석 당일에는 경남 양산 자택에서 차례를 지내고 부산 영도에 사는 모친을 찾아가 만나고 28일 또는 29일 귀경할 계획이다.
만약 김 대표와 부산 방문 일정이 겹치게 되면, 연휴 기간 여야 대표의 '부산 담판'이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새정치연합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지역구인 노원구의 전통시장과 경로당 등을 찾아 명절 인사를 하고, 지역민의 의견을 듣는 등 지역구 활동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 외 남는 시간에는 개인적인 일정을 소화하면서 정국 구상에도 몰두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6일 오전부터 한 시민이 온라인으로 방문을 요청한 강북구의 발 교정 보조구 판매장을 찾아간다. 이어 성동구 마장축산물시장, 청년이 창업한 강동구 치킨집, 삼청파출소도 잇달아 방문한다.
27일부터는 과거 시민운동가 시절 알고 지낸 인사들과 식사를 하고 가회동 공관에 머물 예정이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26일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것을 기념하는 '백제문화제 개막식'에 참여해 도민에게 명절인사를 한다. 이날 공식 일정이 끝나면 충남 홍성의 자택에서 가족과 명절을 보내고 강원도 춘천의 처가를 찾을 예정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잠룡들의 한가위는 쉬는게 쉬는 것이 아니다?” 민생행보파 대 정국구상파
입력 2015-09-26 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