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野 30대 혁신위원 이동학 “문재인 안철수 강남 출마하라”

입력 2015-09-25 19:04 수정 2015-09-25 19:43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으로 활동한 이동학(33) 다준다청년정치연구소장은 25일 혁신위원회의 문재인 대표 부산 출마 제안과 관련 “혁신위에서 최종적으로 부산 출마를 권유했지만 당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수도권에 출마해도 상관없다고 본다”며 “다만 새누리당의 텃밭인 강남과 같은 험지에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혁신위가 있었는데도 당의 갈등이 지속됐고 계속 흔들기를 하는 부분에 대해 청년 당원으로서 뭔가 절망을 엿봤다”면서 “당이 미래로 가야하는데 정책기조와 당의 문화가 과거에 얽매여 붙잡혀있었다. 그걸 당장 오늘로 끌어내고 싶었는데 안 돼서 아쉬운 측면이 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많은 부분을 바꿔내긴 했지만 정해진 100일이라는 시간 내에서 완전한 혁신은 불가능하다”며 “혁신이라는 것은 우리가 오늘부터 매일 해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장은 “안철수 의원의 정풍운동에 굉장히 공감하고 동의한다”면서도 안 의원이 혁신위의 험지 출마 요구를 거부한데 대해 “지역구민을 위한다고 말한다면 구의원을 해야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전히 많은 청년들이 안 의원을 좋아하고 안 의원에 대한 기대가 많다”면서 “재선 국회의원 안철수가 무슨 매력이 있나. 그는 청년세대의 부당한 상황을 바꿔줄 수 있다는 기대감을 줬던 사람이다. 그 염원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했다. “청년들의 아이콘인 안철수의 행보가 지역구로 확 쪼그라들면 안 된다”는 얘기다. 그는 “안 의원도 부산이 아니라면 문 대표와 함께 강남 같은 수도권 험지에 출마하라”고 했다.

하급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박지원 의원이 "검찰에 공천권을 반납하는 것이냐"며 반발하는 것에 대해 이 소장은 “공천권을 검찰에 반납하는게 아니라 국민의 상식에 반납한다는 게 맞다"며 "법을 잣대로 하면 무죄추정의 원칙을 지켜야 하지만 국민의 마음을 얻는 선거라는 잣대로 보면 아프지만 불출마가 맞는것 같다”고 말했다. 안병욱 윤리심판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서는 “누가 원장 자리에 가더라도 믿어줘야 하는데 계파색을 씌우면 예수님이 와도 그 자리에서 못 버틸 것”이라고 했다. 그는 “혁신안을 비노(비노무현)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며 “문 대표에게 가장 큰 희생을 요구했다. 비노를 겨냥하는 결과가 나오면 모든 혁신위원들이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소장은 최근 우리사회를 “지금은 누군가 쓰러질 때까지 싸워야만 하는, 다르다는 게 틀리다고 규정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사회”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사회통합이 그래서 중요한 것인데 지금은 여야 타협이라는 정치의 기능이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이 소장은 이런 ‘정치의 실종’ 상태가 지금의 ‘금수저 흙수저’ ‘헬조선’ ‘망한민국’ 이라는 결과를 낳았다고 본다. 그는 “당이 ‘전부가 아니면 말고’ 식으로 타협하지 않는 정치를 하고서는 어떤 문제도 해결할 수 없다”며 “구호만 외치지 말고 국회에 계류돼 있는 수백개의 민생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어떤 것을 양보할 수 있을까 먼저 생각해야한다”고 했다. 좀 더 유연해지라는 얘기다.

이 소장은 이 상황을 바꾸기 위해 “이제는 당원들이 나서야 할 때”라고 했다. 그는 “그런 의미에서 안 의원의 정풍운동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면서 “정풍운동과 함께 당원들이 참여하는 토론 문화를 활성화 시키고 그 결과가 당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시흥 지역위원회에서 200명의 당원들을 모아 원탁토론회를 개최한 것을 예로 들며 “당원들을 선거에 동원만 할 게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수용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은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당원은 이웃들의 이야기를 당에 전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당원과 지도부가 괴리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소장은 새정치연합이 청년 세대에 더 큰 관심을 쏟아주길 바랐다. 그는 “청년들은 이념적이지 않다. 이데올로기가 없다. 그런데 옳고 그른 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다”면서 “옳은 방향으로 목소리를 내면 언제든 청년과 함께 할 수 있다”고 했다. 미래세대인 청년과 당원들이 중심이 되는 ‘미래형 정당’만이 향후 살아남을 수 있고 ‘헬조선’과 ‘망한민국’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