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프라이머리 승부수 띄운 김무성, 당내서는 전략공천 도입 여부 놓고 기싸움

입력 2015-09-25 14:33
국민일보DB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의 담판으로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배수진을 쳤다. 야당이 권역별 비례대표제와의 ‘빅딜’ 가능성을 열어 놨기 때문이다. 그러나 야당은 완전한 형태의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여당 내부에서도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한 반대 의견이 높아 회동에서 의미 있는 결과물을 도출해 내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 대표는 25일 오전 김학용 비서실장 등 측근들을 불러 오픈프라이머리를 비롯한 선거제도 개편 관련 의견을 조율했다. 문 대표 측의 ‘권역별 비례대표제+α’와 오픈프라이머리 맞교환 제안에 대한 최종 전략을 논의하기 위한 차원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전날 한 행사장에서 문 대표와 만나 입장을 교환했다고 한다.

일단 김 대표 측근들 사이에서는 문 대표 제안에 일부 긍정적인 기류가 읽힌다. 강석호 의원은 오전 라디오에 나와 “컷오프나 전략공천은 전혀 생각 할 수 없다”며 “다만 지역구와 비례대표 배분 문제 등을 협의해서 양쪽이 어느 정도 충족된다면 (권역별 비례대표 관련) 결론을 낼 수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석패율제와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혼용하는 방식으로 합의한다면 절충점을 찾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수를 줄이는 등의 방식으로 권역별 비례대표제 규모가 축소될 경우 합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김 대표는 공식적으로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절대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론과 배치되는 데다 “여당에 불리한 안을 가져왔다”며 친박(친박근혜)계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 한 의원은 “공천과 관련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은 몰라도 선거제도 개편은 당 대표 권한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여권 내부에서는 30일 의원총회를 기점으로 ‘전략공천’ 도입 여부를 둘러싼 ‘본 싸움’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오전 라디오에 나와 “어느 후보도 가려고 하지 않는 지역들이 있다. 그런 지역에는 불가피하게 당에서 추천해서 해야 한다”며 “상대 당 후보가 센 사람이 나왔다든지, 호남 지역에 신청한 후보가 없다든지 할 때는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친박계 핵심 의원도 “접전 지역 등에는 유능한 인물을 등용하는 방식의 우선추천제도 등을 도입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김 대표와 가까운 김성태 의원은 “국민 공천제 취지에 반하는 전략공천은 없을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단호한 입장”이라며 “홍문종 의원이나 서청원 의원 또 윤상현 의원이 한마디 한다고 해서 당론으로 정한 국민 공천제에 대한 입장 변화가 결정되는 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