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묻지마 폭행 사건의 가해자를 두둔하는 듯한 경찰 관계자의 발언이 네티즌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24일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경찰 관계자는 “아주 나쁜 애들은 아닌 것 같다. 그냥 술 먹고 그렇게 된 거다. 양쪽 다 술에 취해서 그렇게 된 거다”라며 “솔직히 젊은 애들이 우발적으로 싸운건 데 조금 많이 때렸다. 동영상으로 보면 그래서 그런 거지 사람 죽인 것도 아니고 물품 강취해간 것도 아니고”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들은 그거다. 시비를 거니까 피해자들 응수하는 과정”이라며 “가해자들은 자기도 좀 기분 나쁘게 했다고 하더라. 피해자는 조용하게 가라고 말했다는데 가해자 측은 (느끼는) 표정도 있을 거고 억양도 있을 거고 그렇지 않느냐. 말끝만 흐려도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가해자 일당 4명은 지난 12일 인천시 부평구의 한 횡단보도 앞에서 피해자 커플을 집단 폭행했다. 피해자 커플은 갈비뼈와 코뼈가 부러지는 등 전치 5주, 3주의 부상을 입고 수술까지 했다.
이 사건의 수사는 피해자 친구가 CCTV 폭행 영상을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에 공개하면서 급진전됐다. 경찰의 수사가 진전이 없자 피해자의 친구가 네티즌들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이후 방송 보도와 SNS를 통해 가해자들을 찾는 글이 급속도로 퍼지자 가해자 일당 중 2명은 24일 자수했다. 경찰은 앞서 붙잡힌 이모(22)씨에게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인천 부평경찰서는 귀가하던 20대 커플을 폭행해 중상을 입힌 혐의로 최모씨(22) 등 3명을 검거하고 도주한 1명을 추적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경찰 관계자의 황당한 발언과 대응에 분노하고 있다. 네티즌들은 “사람 죽인 게 아니거나 물품 강취해간 게 아니면 괜찮은 건가” “가해자들의 신상이 털리는 건 그렇다 쳐도 경찰이 어떻게 저런 말을 할 수 있나” “왜 경찰이 가해자를 옹호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며 화를 감추지 않고 있다.
앞서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들의 심각한 인권침해가 우려돼 수사에 착수했다”고 말해 네티즌들에게 비난 받았다. 경찰은 인터넷을 통해 가해자들의 개인정보를 공개한 유포자를 검거해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사람 죽인 것도 아닌데” 경찰의 황당 발언 논란… 부평 묻지마 폭행
입력 2015-09-25 1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