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남이 네게 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이민자를 대하라"

입력 2015-09-25 01:56
국민일보 자료사진

미국을 방문 중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24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이민자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오전 연설에서 시리아 난민사태를 언급하면서 전쟁과 가난으로 이민을 택한 이들에 대한 지원과 기후변화와의 싸움, 종교적 극단주의 배척, 사형제 폐지 등을 촉구했다.

교황은 이민자 문제에 대해 “호혜적 연대의 감정을 갖고 적대 감정을 버려야 한다”며 “이민자 국가인 미국이 이민자 문제 해결에 선제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신약성서 마태복음 7장12절의 ‘남이 네게 하기를 바라는 것처럼 남에게 하라’는 구절을 언급하며 “우리가 대우받고 싶은 것과 같은 열정과 동정으로 다른 사람을 대우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이어 기후변화 문제에 대해 “인간 행동에 의한 기후변화를 막고 환경보호를 위해 자연 자원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한다”며 “우리는 변화를 만들 수 있고 미국, 특히 의회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교황은 또 종교와 정치의 극단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그는 “어떤 종교도 개인적 망상이나 이념적(이데올로기적) 극단주의의 형태로부터 면제되지 않는다”며 “이는 우리 모두가 모든 종류의 근본주의를 경계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종교의 자유, 지식추구의 자유, 개인의 자유를 보호하는 한편으로 종교와 이데올로기, 경제 체제의 이름으로 저질러진 폭력과 싸우기 위해 섬세한 균형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울러 “정치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끊임없고 단호하게 공동선을 추구함으로써 동료 시민을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라며 “정치인들의 입법 작업은 늘 모든 국민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