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꺾인 아웃도어 시장 철수 브랜드 잇따라

입력 2015-09-24 16:34 수정 2015-09-24 23:03
아웃도어 업계의 고성장 흐름이 꺾이면서 시장에서 이탈하는 브랜드가 잇따르고 있다. 시장 내부에서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데다 스포츠 등 다른 브랜드와의 경쟁도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이 같은 추세가 유지될 경우 규모가 큰 리딩 브랜드들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강제화는 노르웨이 아웃도어 브랜드 ‘헨리한센’과의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올해 말 판매를 종료할 계획이다. 당초 금강제화는 2020년까지 국내 라이선스를 확보했지만 계약 5년 만에 브랜드를 철수시키게 됐다. 금강제화 관계자는 24일 “아웃도어 업계의 성장이 예전 같지 않고, 헨리한센보다 가격이 낮은 자체 브랜드 버팔로에 좀더 집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2010년 아웃도어 시장에 진출했던 휠라코리아가 이사회를 열어 아웃도어 사업을 접기로 결정했다. 휠라코리아는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추가 손실 방지를 위해 영업을 중단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에는 이랜드가 영국 아웃도어 브랜드 버그하우스 사업을 정리했다.

아웃도어 업계에선 이전과 같은 20~30%대의 고성장이 불가능해지면서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아웃도어 시장의 고성장을 보고 사업을 시작했던 후발 업체들이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저성장을 견디지 못하고 속속 사업을 접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아웃도어 시장 규모는 7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 정도 성장했다. 두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하긴 했지만 2010·2011년(34%), 2012년(27%), 2013년(19%) 등과 비교하면 성장폭이 둔화됐다.

최근 몇 년 간 부진했던 스포츠 브랜드가 살아나며 아웃도어 시장을 대체하고 있는 것도 아웃도어 부진의 원인이 되고 있다. 유삼수 신세계백화점 스포츠 바이어는 “조깅과 마라톤 열풍으로 스포츠웨어에 패션성이 더해지면서 아웃도어의 성장세를 둔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업체들은 영업 전략을 바꾸거나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며 변화에 적응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재고 판매를 줄이기 위해 상설 할인매장을 통한 판매를 늘리거나 골프, 키즈, 산업용 안전화 등 새로운 시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해외 업체 인수를 통한 해외 진출 도 본격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까지는 성장세에 기대 업체가 난립해왔다면 앞으로는 가격이면 가격, 디자인이면 디자인 등 확실한 비교 우위가 있는 업체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